[이수리의 이스라엘] 온라인 옷쇼핑에 재미를 더하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체험기④ Pickn’Tell????

그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이어주려는 노력은 많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패션업계에서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의 쇼핑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 가상 현실을 이용한 온라인 아바타 패션 코디 서비스나 쇼룸 서비스 등을 선보였지만 신통치 않았다.

아무리 오프라인과 똑같이 온라인에서 쇼핑 경험을 재현한다해도 나를 닮은 캐릭터에 입혀 놓은 ‘옷 이미지’로는 착용감이나 소재의 느낌을 알 수 없고, 또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옷을 입고 거울에 비춰보며 느끼는 쇼핑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아바타가 아무리 예쁜 옷을 입고 있어도 현실의 나는 ‘무릎 나온 츄리닝’ 바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니 기분이 좋아질 리 없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얻는 즐거움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온라인으로 구현하려다보니 생기는 무리수다. 한때 반짝했던 서비스들은 빛도 보지 못한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갔다.

그러나 픽앤텔(Pickn’Tell)은 온라인에 오프라인의 쇼핑 경험을 가져오려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의 쇼핑의 즐거움을 온라인의 편리함과 이어줘 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탄생한 서비스다. 패션 매장에서 옷을 둘러보고, 옷을 입어보고, 친구들과 옷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옷을 선택해 구매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서비스 안에서 이루어진다.

바디스캐닝을 통한 아바타 피팅 시연 모습 <사진= FnC 코오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새로운 패션 쇼핑????

최근 패션 관련 인터넷 서비스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스타일 관리를 중심으로 한 콜렉션 및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트랜드다.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핀터레스트(Pinterest)를 시작으로 의상 및 패션 소품들을 모아보고 공유할 수 있는 폴리보어(Polyvore), 마찬가지로 패션 사진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인 스타일쉐어(Styleshare)나 피키닛(Pic!nit)도 있다. 유사한 서비스를 네이버에서 ‘워너비(Wannab!)’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자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런 패션 소셜네트워크들은 사용자들이 패션 아이템이나 화보, 유명인들의 사진 등을 올려 공유하고 그 패션 아이템이 어느 브랜드인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와 같은 정보들이 오간다. 일부 서비스들에서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오픈마켓을 만들거나 연계하기도 하지만 아직 그 효과는 미미하다.

기존 오픈마켓이나 개인 쇼핑몰 운영자들이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상품 문의가 있을 경우 댓글로 개별 홈페이지 방문을 유도하는 식이다. 소비자들이 흥미를 느끼는 서비스 이용과 연계하여 실제적 판매로 연결되기에는 간극이 넓다. 직접 옷을 보고 입어보는 즐거움을 얻을 수 없는 아쉬움이 여전한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매장 ID를 입력하고 동영상/사진을 선택하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촬영된다

누구나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고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친구와 함께라면 이옷 저옷 바꿔 입어보며 의견을 묻는 것도 빠질 수 없다. 하지만 혼자 쇼핑을 나선 길이라면? 아니면 또 다른 친구의 의견을 묻고 싶다면 어떨까? 매장에 설치된 픽앤텔의 매직 미러 서비스를 이용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픽앤텔 앱에서 “거울 활성화(Activate Mirror)” 메뉴를 선택하고 매직 미러에 표시된 매장 ID를 입력하면 바로 대형 전신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바로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고, 친구들은 “좋아요/싫어요”를 선택할 수 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소셜네트워크에 올리는 공유와는 차원이 다르다. 거울을 보면서 찍는다 하더라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기에는 불편하고, ‘셀카’로 전신을 촬영하는 것도 어렵지만 편리하게 전신 거울이나 매장에 설치된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 액자로 쉽게 앞에서 포즈만 취하면 사진과 동영상을 쉽게 공유할 수 있을 뿐더러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상품 정보까지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코드 스캔을 한 상품은 관심 상품으로 등록되어 내 ‘옷장’에 자동으로 담긴다. 또 여느 온라인 쇼핑처럼 앱에서 등록된 다양한 상품들을 훑어보다가 옷장에 담아놓을 수도 있다. 아이템별로 정리된 옷장은 물론 자신이 직접 그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 사진과 동영상들이 저장되어 있으니, 특별한 날에 입을 의상 추천을 친구들에게 부탁할 수도 있다.

매직미러로 모델처럼 사진찍고 워킹까지?

픽앤텔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사하는 진화된 서비스이지만 이에 더해 소비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판매자에게도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픽앤텔의 숨겨진 장점이다.

사용자의 옷장에 담겨져 있는 아이템들을 통해 잠재고객의 취향을 알 수 있을 뿐더러 매직 미러를 이용해 촬영한 기록은 매장별 고유 ID를 통해 고객이 얼마나 자주 매장을 방문하는지, 상품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고, 앞서 언급했듯이 상품에 대한 고객과 그 지인들의 반응을 판매자 입장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정보는 각 고객마다 타겟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그동안 마케팅이 대상 고객을 집단으로 분류하고 각 시즌에 맞는 상품 구성, 프로모션 등을 통한 대중적 접근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상세한 개인의 선호도와 관심을 분석해 각 고객에게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고객이 매직미러를 통해 공유한 사진에 다른 사람들이 만약 “싫어요”를 선택할 경우 왜 싫은지 이유를 선택할 수 있다. 색상, 핏, 스타일, 가격 등의 이유를 선택하면 소비자에게도 판단의 기준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판매자도 상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알 수 있어 비슷한 스타일의 다른 옷이라던가 다른 색상을 제안할 수도 있고, 또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할 경우 할인쿠폰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런 피드백이 모두 픽앤텔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매장직원에게 추천을 부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을 더 잘 아는 친구들의 조언이 더 객관적이고 실용적일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점원에게 쑥스러운 표정으로 깎아달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다른 고객들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고객에게 개인적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

그리고 고객이 옷장에 담아놓은 옷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고객이 원하는 취향이 어떤지 파악하고 신상품이 나오면 고객의 취향에 맞게 추천해줄 수도 있고, 우수고객에게는 프리세일(Pre-sale)이나 신상품 론칭 이벤트 등에 개별적으로 초청할 수도 있다. 맘에 들어서 사고 싶었던 옷이지만 사이즈가 없어 아쉽게 발걸음을 돌린 고객에게는 언제 새로 입고되는지, 혹은 다른 곳에 위치한 어느 매장에 재고가 있는지 등을 손쉽게 알려주어 기회 로스(loss)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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