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리의 이스라엘] 소셜 네비게이션 ‘웨이즈’ 누가 인수하나
이스라엘 스타트업 체험기③
개인적으로도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는 앱인 웨이즈(Waze)의 매각설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처음에는 애플 인수설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페이스북, 구글이 10억불 이상의 규모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블룸버그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웨이즈의 입지를 알 만하다.
웨이즈는 소셜 네비게이션이다. 지도도 업체에서 만들어서 제공하는게 아니라 사용자들이 다니는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아무 것도 없던 곳에 사람이 다니면서 길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같은 컨셉이다. 공사로 인해 임시로 설치된 우회도로로 갈 때면 처음에는 지도 상에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표시되지만 여러 사용자가 그 임시도로로 다니면서 웨이즈는 자동으로 그 길이 생긴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좀 더 정확하게 사용자가 리포트를 해서 확인도 가능하다.
그 뿐 아니라 길을 가다가 신호가 없는 곳인데 차량 속도가 느려지면 웨이즈는 “길이 막혔는지, 아니면 잠시 정차한 것인지”를 사용자에게 묻는다. 이 때 교통 정체로 인해 속도가 느려졌다고 리포트를 보내면 웨이즈는 그 정보를 반영해 교통량 정보를 분석해 다른 사용자들에게도 알려주고, 이를 바탕으로 목적지까지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준다. 또한 경찰 단속은 물론이고 갓길에 정차해 있는 차량이나 길에 떨어진 장애물 같은 정보도 모두 사용자가 리포트를 해서 다른 사용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사용자들은 아무런 댓가 없이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게임처럼 점수를 쌓으면 캐릭터도 바꿀 수 있고, 이런 캐릭터는 다른 사용자의 지도에 표시된다. 점수가 높은 사용자는 황금색 캐릭터에 왕관을 쓰고 칼도 들고 있다. 또한 그룹을 만들어 그룹 안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고, 만날 장소를 정해서 전송하면 각자 어느 곳에 있던지 한 곳에 모이는 길을 알려주고 몇 시에 모두 모일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전 세계적으로 3000만 명이 웨이즈를 사용하는데 대부분이 미국 사용자(850만명)지만, 이스라엘에서도 대부분의 운전자가 이 앱을 애용한다. 차를 운전하고 가다보면 앞 차 옆 차 할 것 없이 거치대에 올려진 스마트폰의 화면에는 아이폰이던 갤럭시던 모두 웨이즈가 띄워져 있다. GPS 네비게이션 시장은 이미 사장된 지 오래다.
한국에서 출장?온 분들을 안내하고 다니다보면 다들 이 앱을 신기해하면서 수익 모델을 궁금해했는데, 웨이즈는 위치 기반 앱이니만큼 지역 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지도에 위치를 표시해 주고, 신호나 체증으로 정차할 때면 인근 가게의 할인 쿠폰 등을 전송해주면서 방문을 유도하는 광고를 띄운다.
지난 해 수익은 1백만 불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이런 수익 모델 뿐 아니라 수집된 사용자 정보 분석을 통해 타켓 마케팅 정보 판매 사업 모델 등도 쉽게 구현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A 지역에서 B 지역으로 통근하는 demographic 정보(facebook, twitter과 연동이 되어 있어 성별, 나이 등의 공개된 정보의 사용이 가능하다)를 통해 옥외 광고 타켓 고객 분석 등도 가능할 법하다.
웨이즈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타트업을 고민하는 (예비) 창업자라면 ① 처음부터 세계 무대를 염두에 두고 ②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를 ③ 새로운 플랫폼으로 제공하면서 ④ 다양한 수익 모델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하면 대박을 기대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