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아시아엔’ 독자·성준 후배와 함께 듣고 싶은 노래 ‘마이 웨이’
지난 18일 이른 새벽 시간. 내가 아끼는 성준 후배로부터 카톡이 와서 열어 보니 프랑크 시나트라가 부른 ‘마이 웨이'(My Way) 노래였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 지나온 삶이 한순간에 오버랩 되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생활할 때 미네소타팀과의 원정경기에서 유명한 선수의 은퇴식이 있었다.
가족과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하면서 이 노래가 흘러 나오는데 왜 울컥한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현역 시절 은퇴식도 없이 홀로 미국으로 떠났던 기억이 한 순간에 떠올라 그런 마음이 생겼던 모양이다. ‘My Way’ 노래가 유명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 감정 깊숙한 곳을 터치했다.
이 노래의 가사를 음미하면 지난 53년간 오로지 한길로 달려오면서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숱한 고충과 난관, 역경 속에서 그저 내가 가는 길이 나만의 길이라 믿고 옳은 길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묵묵하게 여기까지 왔고, 계속 달리고 있다.
성준 후배가 내게 “이것이 바로 형님”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에 한순간 울컥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단 한번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하게 걸어가신 선배님을 보며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현역 시절 삼성라이온즈로부터 방출돼 무작정 도피하듯 갔던 낯선 미국땅… 그리고 다시 2014년 SK와이번스에서 퇴임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낯선 인도차이나 반도로 가 야구를 보급할 때만 해도, 주위의 모함과 오해 속에서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달려가는 이 길이 옳은 길이라는 것을 알기에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
현역 시절의 많은 추억과 영광 그리고 다시 현장을 나와 아무도 가지 않는 낯선 동남아로 가 야구를 보급하는 이 길이 나의 길이라는 것을 까달아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내가 프랑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좋아하는 까닭이다.
<아시아엔> 독자들과 마이 웨이 가사와 음을 함께 음미하고 싶다.
이제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와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벗이여. 이제 사심없이
내가 자신있게 살아온
나의 인생을 밝히고 싶군요.
난 나의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왔고
살아오면서 수많은 일을 겪어왔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난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는 겁니다.
조금의 후회도 없지는 않아요
그러나 다시금 되새길 만한 후회는 없었지요.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했고
힘들었던 고난의 일들을
아무런 편법도 쓰지 않고 해왔습니다.
나는 내모든 인생의 길을 계획했고
그 길을 따라 최선을 다해 걸어왔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난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는 겁니다.
그래요. 친구도 알고 있으리라 확신하지만
난 내가 할 수 없었던 일에도
터무니 없이 대들기도 했었던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일을 겪어오면서도
행여 의심스러웠을 때는
그 모든걸 다 먹었다가도 뱉어내버렸죠.
난 모든 것에 맞서서 자신있게 견뎌냈어요
그래요 난 내 방식대로 살아온겁니다.
난 사랑도 했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소유하는 만족감도 얻었고,
잃어 버리는 좌절감도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눈물을 거두고 나니
그 모든 것이 우스웠다는걸 알게 됩니다.
내가 해온 그 모든 일들을 생각해보면
부끄럽지 않은 인생이었다고
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아녜요, 난 부끄럽게 살지 않았어요.
난 내 방식대로 살아온 겁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사람이란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가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아무 것도 없는 거지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릅을 꿇고 말하는 그런
비굴한 자들의 말이어서는 안되는거지요.
지난 세월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이죠
난 내 방식대로 살아온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