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피파 걱정마. 넌 라오스 야구의 대들보란다”

라오스 최연소 야구 국가대표 선수 피파(17) 선수와 이만수 감독

오늘은 너무나 소중하고 훌륭한 어린선수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 선수는 라오스 국가대표 유격수를 맞고 있는 ‘피파’. 현재 라오스 국가대표 중에서 가장 어린 17살이다.

피파는 2년 전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출생년도를 2년이나 올려서 등록할 정도로 피파 선수의 야망은 대단하다. 라오스도 출생년도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절차와 비용이 발생한다. 그의 야망과 열정은 솔직히 나보다 더 대단하다. 나는 그럴 높이 사고 싶다. 도대체 당시 15살 밖에 되지 않은 선수가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할 수 있었는지 신기할 뿐이다.

피파 선수는 4가족 중 장남으로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다. 그의 올해 나이는 17살, 유격수와 2루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8일 한 매체에 난 기사다.

NC다이노스는 28일 “선물을 보낸 주인공은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 ‘라오J브라더스’ 소속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 야구국가대표팀 일원으로 뛰고 있는 한 선수의 아버지”라며 “재단부터 가공까지 5일여 수작업으로 정성 들여 감사패를 만든 배경에는 NC의 지원에 대한 답례와 라오스 야구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주인공으로서 주변에게 받은 사랑과 은혜를 잊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알렸다. NC는 지난 10일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하고 있는 헐크파운데이션을 응원하며, 라오스 국가대표와 라오스 내 야구 보급을 위해 창단된 고교 및 대학 야구팀에게 언더셔츠, 유니폼 하의, 윈드브레이커, 가방 등 총 15종의 선수단 용품 약 600개(6000만원 상당)를 지원했다. NC의 야구 용품 지원 소식을 접한 선수의 아버지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꿈을 키우고 있는 아들과 동료들에게 따뜻함을 보내온 NC다이노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하고, 헐크파운데이션 임원들의 도움을 받아 감사패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패는 황동 소재로 만든 정사각형 모양의 판으로 나무 액자에 담겼다. 감사패 중앙에는 야구공이 있고, 그 위에는 NC다이노스 로고가 있다. 야구공 상단에는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현한 영어 문구(THANK YOU FOR YOUR SUPPORT), 하단에는 감사패를 전한 주체인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이 한글로 새겨졌다. 조경원 헐크파운데이션 단장은 “과거 우리나라도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야구가 전해져 야구 강국을 이뤄냈듯, 라오스의 젊은이들도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라오스에 귀한 선례를 남기는 역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몇날 며칠을 손작업으로 동판제작을 직접 해서 NC다이너스 팀으로 선물한 분이 바로 ‘피파’의 아버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의 자식 사랑은 똑 같다. 

피파 선수

피파 선수는 라오J브라더스 공동체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출퇴근하며 낮에는 고등학교에서 공부하고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야구센터로 와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훈련한다.

피파 선수는 과묵한 스타일로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친구들을 챙기고, 야구에 대한 애착이 많다. 또 매우 성실하게 훈련에 참가하는 타입이다. 그의 장래희망은 야구선수로 남는 것이라고 한다.

장래 한국 코치연수 희망을 갖고 있을 정도로 야구지도자가 되고 싶어 한다. 17살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향후 10년간은 라오스 국가대표 주전으로 활약 가능한 선수다.

그런데 어제(29일) 훈련 중 플라이성 타구를 받는 순간, 경험부족으로 뜬 공이 햇빛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모자를 벗어 햇빛을 가려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어 그대로 얼굴 안면에 맞고 말았다. 코에서 피가 나고 안면이 조금 부었다. 야구장에서 대기하던 의사가 다가와 큰 부상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몰라 일단 병원에 가서 X-레이 찍어 보자고 했다.

제인내 대표에 의하면 앰뷸런스를 타고 가는데 피파 선수가 계속 울더라는 것이다. 병원에 도착하고 X-레이를 찍는데도 계속 울기에 중국 담당의사가 괜찮으니 울지 말라고까지 이야기했다고 한다. 제인내 대표가 “괜찮으니 울지 말라” 했더니 “아파서 우는 것이 아니라 혹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할까봐 울었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렇지 않으니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고 했단다. 그리고는 자신은 일행보다 먼저 라오스에 귀국하고 싶지 않다며 또다시 계속 울었다고 했다. X-레이 검사 결과 얼굴 앞면에 작은 실금이 갔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병원에서 선수촌까지 오는데도 계속 울더라고 제인내 대표는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아프지 않으니 전 게임 다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라오스에서 수많은 선수와 일반인을 만나고 이야기했지만 피파 같은 강인한 정신력을 갖춘 선수나 사람은 만나본 적이 없다.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 이들은 모두 피파 선수가 전 게임을 뛰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터다. 

어떻게 17살밖에 되지 않은 선수가 이런 깊은 생각을 다 할 수 있는지? 제인내 대표의 말을 듣고 내 마음이 찡했다. 피파 선수는 이 대회를 위해 나이를 2살이나 높여서까지 온 선수였다.

라오스에 이런 훌륭한 선수가 있음을 보고 앞으로 라오스의 야구가 희망과 비전이 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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