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의 주례사 “결혼은 1회 플레이볼, 이해와 희생으로 9회까지 완주하길”

이만수 감독(가운데)이 주례한 김영훈 임가을 신혼부부

그제(9월 23일) 김영훈 선생님이 결혼했다. 7년 전부터 “주례는 꼭 감독님이 해주셔야 합니다”라고 했던 약속을 지켰다. 미리 약속했기 때문에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들어가는 것도 뒤로 미루었다. 

7년 전 배명고등학교 야구클럽 학생들 대상으로 10개월 동안 야구를 가르칠 때 김영훈 선생님과 천항욱 선생님이 함께 했다. 비바람이 불어도, 무더운 한여름에도 언제나 선수들과 함께였다. 김영훈 선생님이 장가를 간다면 내가 꼭 주례만큼은 해주겠다고 굳게 약속했던 것을 지킬 수 있어 감사하다.

김영훈 선생님이 예쁜 신부를 만나 장가를 가게 되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축복해 주었다. 특히 제자들과 후배들이 축하송을 부르고 사회도 보았다. 거기다가 40명 넘는 제자들이 장미송이를 들고 무대로 한명씩 걸어오는 모습은 처음 보는 장관이었다.

나는 영광스럽게도 주례자가 되어 젊은 두 남녀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배명고 야구 동아리 천항욱 선생님, 이만수 감독, 김영훈 신랑(왼쪽부터)

이날 결혼식 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천항욱 선생님이 그림자처럼 나의 옆에 붙어서 불편이 없도록 도움을 주었다. 천항욱 선생님이나 김영훈 선생님은 요즘 보기 드문, 정말 멋지고 훌륭하신 분이다. 제자들을 위해 인생을 다 바칠 정도로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교사다.

이날 내가 했던 주례사를 일부를 옮겨본다.

먼저 오늘 이 경사스러운 날에 바쁘신 중에도 신랑, 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께 신랑 신부와 양가를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 역시 이 젊은이들의 결혼을 주례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신랑 김영훈군과의 인연 때문입니다. 2017년 ‘우리들의 공교시’라는 KBS 청소년 성장 다큐 프로그램에서 배명고 야구부 동아리와 함께 출연자로 나와 배명고 교사인 김영훈군을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수많은 방송출연을 통해 믾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김영훈군과는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가는 특별한 관계입니다.

8개월간의 긴 프로그램 녹화 중 제가 지켜본 신랑은 언제나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성실하고 반듯한 요즈음 보기 드문 젊은이라고 늘 칭찬했는데 오늘 이렇게 하나님이 예비하여 두셨던 아름다운 신부를 만나 혼인하게 되니 주례로서 너무나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신부인 임가을 양은 중학교때 호주로 이민가 캔버라주립대 건축과를 졸업했는데 한국에 잠시 와 있는 동안 신랑을 만나 4년간의 긴 교제 끝에 오늘 드디어 신부의 이름과 같은 좋은 계절 가을에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예식 전 만나 본 임가을 양은 좋은 가정,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잘 자란 참한 예비신부였는데, 이렇게 선하고 성실한 이 두 젊은이가 이루어갈 가정이 너무 기대가 되고, 양가의 큰 기쁨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결혼으로 행복할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이룬 가정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귀한 부부가 되기를 부탁합니다.

지금은 둘이서 함께 만들어가야 할 인생의 1회초 플레이 볼을 알리는 시간입니다. 앞으로 인생의 9회말 스리아웃 카운트가 될 때까지 수많은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겪어나가야 하는 이 젊은이들. 이들에게 평생을 야구장에서 지내온 제가 제일 잘 아는 야구이야기를 주례사로 대신하겠습니다.

김영훈 선생님, 다시한번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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