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자랑스런 그 이름···유화·피파·조·몽리·흐·태호·윤수·야곱·베드로·나·요한·죠이·쥬니어·애·멈·유진·니·비”
오늘(6일) 홍콩전을 끝으로 항저우아시안게임 라오스 경기는 모두 끝이 난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대회가 되었을 것이다. 평생 경험 못한 대회를 이번에 다 경험했다.
이를 통해 라오스 선수들은 앞으로 인생 살아가는데 큰 도전과 힘이 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니 옛날 고교 3학년 시절 기억이 난다.
고3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어 한국 최고 선수들과 일본 가고시마로 전지훈련을 갔다. 당시 막내로 처음 경험하는 대표선수와, 난생 처음 가보는 외국은 나의 삶에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때 처음 만난 장훈 선배님과 백인천 선배님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과 꿈을 갖게 했다. 장훈 선배님이 방으로 나를 불러 배트와 글러브 등을 주었던 기억은 환갑 넘고 칠순으로 달려가는 이 나이에도 잊을 수 없다.
장훈 선배님과 단둘이 많은 이야기 나누었던 기억은 50년 다 되어 가는데도 기억하고 있다. 선배님의 조언으로 나의 삶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 “Never ever give up”을 새기며 달려올 수 있었다. 장훈 선배님이 자신의 손을 보여 주면서 “이런 손으로도 일본 최고 선수가 되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직 한가지 목표를 갖고 어떤 어려움이나 역경이 있더라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은 걸세”라고 했다.
장훈 선배님이 “만수의 꿈은 무엇인가?” 물었다. 나는 “대한민국 최고 선수가 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답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왜 장훈 선배님은 황당한 나의 말에 비웃지 않고 진심으로 격려했을까? 생각해 본다. 장훈 선배님은 또 “지금 갖고 있는 꿈을 절대 잊지 말고 끝까지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인천 선배님은 새벽마다 스윙연습을 하고 있는 나에게 가장 아끼고 사용했던 2kg 짜리 스윙 배트를 선물해주셨다. 그는 또 야구선수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스윙에 대한 조언을 해줬는데,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선배님들의 조언 한마디가 나의 야구관을 바꾸었다.
열악한 환경의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을 통해 얻은 첫승은 이들의 삶에서 두고 두고 화제가 되고 꿈이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더욱이 세계 최고 야구 강국인 일본, 14억 인구의 중국을 상대했던 일, 또한 영원히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태국이 더 이상 절대 ‘넘사벽’이 아님을 확인한 것도 큰 수확이다.
어제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이 영원히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태국팀, 이번에 경기하니 정말 그렇던가?” 질문했더니 하나 같이 “아니다”고 대답한다. 이 세상에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담은 없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 ‘넘사벽’도 결국 넘게 되는 것이 세상 일이다. 그것을 이루어 낸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 너희들은 이제 자부심을 갖고 야구해도 된다. 어깨 펴고 좀더 넓은 세상과 비전을 갖고 훈련하고 연습해야 한다.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일들을 너희들이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당당하게 이루었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 정말 장하다. 너희들이 앞으로 라오스 미래를 이끌어 가는 일꾼이 되어야 한다. 야구를 통해 배운 것들을 절대 잊지 말고 자라나는 후배와 사회에 널리 전파하길 부탁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끝까지 경기에 최선을 다한 ‘유아’ 투수와 ‘피파’ 선수 그리고 전 게임을 아무 불평하나 없이 묵묵하게 포수의 자리를 책임진 ‘죠’ 선수도 칭찬해 주고 싶다. 또한 최선을 다해 온 힘을 불살랐던 모든 선수들 몽리, 흐, 맹, 윤수, 야곱, 베드로, 나, 요한, 죠이, 쥬니어, 애, 멈, 유지, 니, 비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너희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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