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가나와 잘 싸웠다. 포르투갈 이기면 된다

조규성이 28일 가나 전에서 헤딩으로 동점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나는 FIFA랭킹에서 61위로 28위 한국에 한참 뒤진다. 하지만 가나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역대 가나와의 대결은 3:3으로 막상막하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에서 가나에 한국은 4:1로 참패한 적도 있었다. 더구나 가나는 최근 월드컵을 대비하여 가나 국적의 부모을 두었으나 영국과 독일에서 태어나서 영국 프리미어 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가나는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졌지만 2골이나 넣으면서 선전했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 한국은 경기를 점유율 64%에 22개의 슈팅으로 완전히 압도하며 잘 싸웠으나 3:2로 패배하였다. 한국은 점유율뿐 아니라 슈팅과 유효슈팅 등 모든 지표에서 앞섰으나, 가나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역습은 매우 날카로웠다. 가나의 역습에 한국은 수비진이 너무 쉽게 전반에 2골을 내 주었다.

가나의 첫 번째 골에서는 과거 같으면 골이 취소될 수 있는 가나의 핸드볼이 있었으나, 최근의 추세는 골을 넣은 선수의 핸드볼 파울이 아닌 우발적 핸드볼은 인정하는 경향이다. 주심의 성향에 따라 핸드볼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VAR체크도 했지만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두 번째 골은 침투하는 가나선수를 완전히 놓친 한국 수비진의 실수였다.

전반 한국은 계속 압도적으로 주도했으나, 골을 넣지 못한 반면 가나는 역습으로 2골을 쉽게 넣었다. 항상 월드컵에서 언더독의 모습이었고 이렇게 주도적인 경기는 없었는데 오히려 전반에만 2:0으로 지고 있느니 암담할 수밖에 없었다.

벤투는 후반 초반 권창훈을 이강인으로 교체했다. 이강인은 들어간지 1분 만에 손흥민과 가나 수비진과의 혼전에서 나온 골을 가로채면서 가나 수비진 뒤쪽으로 침투하는 조규성을 보고 빠른 크로스를 했고, 공은 수비진 뒤로 들어오는 조규성 앞으로 갔다. 조규성의 다이빙 헤딩은 골로 이어졌다. 평소 한국팀에서 볼 수 없었던 빠르고 정확한 택배 크로스였다. 1차전에서도 충분히 창의성을 입증했는데 벤투는 왜 이런 선수를 전반부터 기용하지 않았을까? 항상 손흥민만 바라보고 플랜B를 외면하는 벤투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히딩크는 자서전에서 “왜 한국축구가 포메이션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현대축구는 선수에게 창의적 능력을 요구한다. 그런 면에서도 포메이션에 집착하는 벤투는 매우 안타깝다. 나는 월드컵 중 벤투가 이강인을 외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강인을 조커로 기용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굴의 투지로 팀에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이승우의 부재도 아쉬었다. 이강인뿐 아니라 이승우의 경기력도 이번 시즌에 최상이었기 때문이다.

곧 이어 조규성의 또 다른 헤더에 의해서 2번째 골이 나왔고,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승리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또 너무나 쉽게 가나의 역습에 3번째 골을 허용하였다. 이후 일방적으로 가나를 몰아부쳤으나 더 이상 골은 없었고 한국의 패배로 경기는 끝났다.

플랜B가 없는 벤투에게는 손흥민의 부상은 불행한 일이었다. 더구나 1차전에서 이탈리아에서 세계적인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민재의 부상은 그야말로 악재였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손흥민의 경기력은 상대적으로 훌륭하게 보일 수 있으나 평소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빠른 침투력 외에도 페널티 박스 안팎엣 번득이는 순발력으로 결정적인 슛을 날리는 손흥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마스크는 무의식적으로도 몸을 사리게 된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에서도 손흥민의 평소의 골 결정력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예측하지 못했던 김민재의 부상도 아쉽다. 최근 유럽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김민재의 존재가 벤투호를 더 안정되게 만들었다. 우루과이 전은 벤투호의 수비가 근래 보기 힘들게 안정되어 보였다. 우루과이 전에서 부상당한 김민재는 간신히 가나전에 출전할 수 있었지만 평소의 김민재가 아니었다. 후반 막바지에는 조금 뛰고도 고개를 숙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뛰는 것이 힘든 김민재의 활동영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민재가 제 역할을 했어도 수비진이 그렇게 쉽게 무너졌을까?

3: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해보았다. 한골을 더 넣어서 3:3으로 비겨도 상황이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가나와의 경기에서 비겨도 마지막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이겨야만 한다. 무승부 3번으로 16강에 진출한 예는 한 번도 없다. 우리가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가 되면 다른 2팀은 1승1무를 하게 되어 한국 팀은 탈락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가나와의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는 길밖에 없다.

뒤이어 이어진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경기는 포르투갈의 2:0 승리로 끝났고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이 확정되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승리하는 것 말고 우리에게 다른 길이 없다. 우루과이도 같은 입장이다. 마지막 가나와의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루과이와 한국은 동률이 되고 골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현재 우리가 골득실에서 우루과이에게 앞서고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가 이기기만 하면 3팀 중 우리가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

2번의 경기에서 우리가 사자와 같이 용맹하게 싸웠는가? 나는 “yes”라고 답한다. 최선을 다했으면 후회할 필요 없다.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 팀의 경기력은 상승하고 있다. 우루과이와 막상막하 경기를 했고 승패를 떠나서 가나를 압도했다.

포르투갈이 강하지만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몸을 사릴 가능성이 많고 더구나 우리는 2002년 월드컵에서 치열한 경기 끝에 포르투갈에게 1:0으로 이긴 바 있다.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경기까지 김민재의 부상도 많이 회복되기를 바라고 손흥민은 아예 마스크 벗고 뛰기 바란다. 후회 없이 용맹하게 싸우기만을 바란다.

*김현원 필자의 직함 ‘팬다이머’는 “패러다임에 사로잡히지 않고 편견없는 과학을 추구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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