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오늘밤 포르투갈과 3차전, “축구에 판정승은 없다. 용맹하게 싸우라”
카타르월드컵에서 일본이 첫 경기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E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수비에 치중하면서 일방적으로 점유율에서 압도당하면서도 2번의 역습으로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상대적 약팀인 코스타리카와의 2번째 경기에서는 경기를 압도하면서도 1:0 패배를 당하면서 일본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그동안의 E조 경기결과는 다음과 같다. 1차전 일본 독일 2:1. 스페인 코스타리카 6:0, 2차전 일본 코스타리카 0:1 독일 스페인 1:1
일본과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 일본은 반드시 승리해야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이다. 기적이 항상 일어날 수는 없다. 막강한 전력의 스페인을 상대로 일본이 또 기적을 일으키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로 보였다. 독일도 상대적 약체인 코스타리카에 이긴다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분명히 첫 경기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상당히 불리해 보인다.
월드컵 예선 3차전은 각 조의 마지막 2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서독과 오스트리아 전에서 전반 10분 서독이 한골을 넣은 후 2팀은 이후 골 돌리기에만 치중하였고, 같이 2승1패였지만 골득실에서 밀리던 알제리를 탈락시켰다. 이 경기 이후 인위적 경기조작을 막기 위해서 마지막 2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일본과 스페인과의 경기 전반은 스페인이 쉽게 한골을 넣은 상태에서 8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하면서 끝났다. 독일도 코스타리카에 전반 초반 한골을 넣으면서 일방적으로 몰아치면서 1:0 리드한 상태로 끝났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스페인 독일이 16강 진출이다.
일본 스페인 0:1 독일 코스타리카 1:0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일본의 2번째 기적이 시작되었다. 일본은 작정하고 스페인에 달라붙어서 골을 빼앗아 역습으로 연결하였고 순식간에 2골을 넣어 역전했다. 이대로라면 일본과 스페인이 16강 진출이다.
일본 스페인 2:1 독일 코스타리카 1:0
뒤이어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후반 20분경 일방적으로 밀리던 코스타리카가 순식간에 2골을 넣어서 역전했다. 이대로 끝나면 일본과 코스타리카가 16강 진출이고 스페인과 독일은 탈락이다.
일본 스페인 2:1 독일 코스타리카 1:2
결국 일본과 스페인과의 경기는 더 이상 골이 없이 2:1로 끝났고, 독일 코스타리카 경기는 독일이 2골을 더 넣어 4:2로 끝났다. 최종순위는 일본 1위, 스페인 2위로 16강에 진출했고, 독일과 코스타리카는 탈락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E조의 4팀은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했다.
일본 스페인 2:1 독일 코스타리카 4:2
일본은 카타르월드컵에서 점유율에서 압도당하면서 우승후보 독일과 스페인을 2:1로 연파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일본은 2경기 모두 전반에 1:0으로 지는 상황에서도 수비에 치중했고 일방적으로 압도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이 실력 없는 팀이 아니다. 무려 20명이 넘는 일본 선수가 분데스리가를 비롯한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다. 수비에 치중하던 전반과 다르게 후반 초반부터 일본은 달라붙어서 공을 가로챘고 일본의 역습이 성공해서 약속이나 한 듯이 독일과 스페인에 2:1로 이길 수 있었다.
일본은 축구에서 점유율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실제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일본은 점유율에서 80%가 넘게 점유율에서 밀렸다. 하지만 스페인도 일방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가운데서도 특별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경기는 서로 치고 받을 때 찬스도 많이 나고 재미도 있는 것이다. 수비도 전술인 것이다.
일본은 강팀을 상대로 전반 수비에 치중하다가 후반 역습으로 승부하는 새로운 전술을 보였고 이 전술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일본에는 수비에 치중했던 독일과 스페인에는 승리한 반면 코스타리카에는 정상적인 공격에 치중하다가 오히려 패배했다. 가성비 높은 이 전술은 앞으로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많이 사용될 것 같다. 축구에는 판정승이 없고 어떻게 가든 골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4년전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과의 경기에서 우리가 승리했던 전술이다.
오늘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대한민국은 어떤 팀을 상대로든 죽으나 사나 맞불을 놓는다. 이 전략은 여태까지 그렇게 실패한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성공적으로도 보이지는 않다.
상대적 강팀이라 할 수 있는 우루과이와는 서로 막상막하 경기에서 비겼지만 상대적 약체 가나전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하면서 간신히 2골을 넣은 반면 수비진이 손쉽게 뜷리면서 3골을 내 주었다. 포르투갈이 독일과 스페인과 같은 강팀은 아니다.
당연히 일본과 같은 일방적 수비전술을 할 필요는 없지만 공격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허무하게 뚫리는 수비가 다시 나오면 안 된다. 포르투갈과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실수는 치명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나와의 경기와 같은 ‘닥치고 공격’은 바람직하지 않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우리가 독일에 승리한 비법도 거의 80%의 점유율을 내주면서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이었다. 일본의 승리비법도 4년 전 대한민국과 독일과의 경기를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전술적인 유연성도 꼭 필요하다. 벤투의 얌전한 빌드업을 바탕으로 하는 플랜A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벤투는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강인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찔러주는 패스를 활용하는 창의적 플랜B가 처음부터 사용해야 한다. 손흥민은 존재만으로도 상대방의 수비진의 밸런스를 깰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마스크 탓인지 손흥민의 슛타임은 프리미어리그 때보다 약간 늦어 보인다. 손흥민은 용감하게 마스크를 벗어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밤 국민들의 응원과 함께 사자와 같이 용맹하게 싸워서 일본 못지않은 기적을 창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