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백승호의 포효…태극전사 잘 싸웠고 너무 멋졌다

월드컵 첫골 백승호의 포효


몸값 7.5배 세계 최강(FIFA 랭킹1위)에 맞서 잘 싸웠다

잘 이기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질 때 잘 지는 것
그래야 한수 위 상대라도 주눅 들지 않고 두려움 없어

후반 30분 교체로 들어간 백승호가 한국에 첫골을 안겼다. 35분 59초에 프리킥 후 흘러나오는 골을 노려보다 때렸다. 골 에어리어 한참 바깥 30m 거리에서 대포알 슛을 날렸다. 빨래줄 같이 라이너로 날아간 공이 브라질 네트를 갈랐다.

맥이 빠져보이던 붉은 악마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천금같은 이 한 골은 백승호의 월드컵 데뷔골이다. 백승호의 과감한 왼발 중거리슛이 브라질 골망을 가른 극적인 순간…

그때까지 한골을 기대하며 TV를 지켜보던 많은 국민은 환호를 질렀다. 이로써 대한민국이 강호 브라질과 맞서 비록 졌지만, 잘 질 수 있었다. 1-4, 난공불락의 상대인 브라질에게 큰 점수차로 지긴 했다. 이 한골이 없었다면 지켜본 우리도 맥이 빠져 허탈했을 거다. 힘껏 그라운드에서 투혼을 불태운 태극전사들의 심경은 어떠했겠는가? 10번 찍어 못 오를 나무는 없다. 우리가 브라질과 8번 맞붙어 7번을 지긴 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브라질과 격차를 좁혀가면 된다.

월드 플레이어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죄스러운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 선수들이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자랑스럽게 잘 싸웠고…우리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패배를) 이해를 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손흥민, 정말 잘 싸웠다. 인성도 월드클래스다운 손흥민은 실망한 태극전사들을 껴앉아주며 위로했다. 얼굴 뼈가 부러진 중상을 입고, 회복 단계에서 검은 가면을 쓰고 투혼을 발휘했으니… 고전을 계속하던 중 벤투 감독은 후반 28분 이강인을 투입해 변화를 시도했다. 전반 36분 루카스 파케타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도움을 받아 골로 연결했다.

0-4까지 점수차를 벌려 경기를 뒤집긴 난망해 보였다. 태극전사의 발걸음도 한층 더 무거워 보였다. 나는 잠을 자다 전반 끝 무렵부터 보기 시작했으니… 손에 땀을 쥐진 못 하고, 시종 끌려다니는 모습에 “한 골만…” 되뇌고 되뇌었다.

백승호의 화끈한 한골과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분투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거듭 말하지만 질 때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잘 지는 게 잘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해서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에게 다시 박수를 보낸다. 선제골은 전반 7분 브라질 호화군단 중에서도 몸값이 가장 높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성공시켰다.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레알 마드리드에 14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22살 난 그는 올 시즌 22골을 넣으며 급성장했다. 몸값도 2배 이상 오르면서 1억유로(약 1300억원)로 전 세계에서 셋째로 높다.

두번째 몸값의 월드스타 네이마르의 도움을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 대표팀 26명의 몸값은 9억9350만유로(약 1조3200억원)에 달한다. 벤투호 태극전사 29명 몸값(1억3228만 유로·약 1800억원)의 약 7.5배다. 2020-2021시즌 공식전 6골로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했지만, 올 시즌 22골을 넣으며 급성장했다. 시장 가치도 2배 이상 오르면서 현재 1억유로(약 1300억원)로 전 세계에서 셋째로 높다.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는 올 시즌 팀에서 13골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주며 최근 몸값이 9000만유로에서 7500만유로(약 1000억원)로 떨어졌다. 손흥민(30·토트넘·8000만유로)보다도 낮다.

태극전사들은 세계 최강 브라질(FIFA랭킹 1위)과의 16강전에서 비니시우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 시종 끌려다니며 고전했다. 벤투 감독은 4-4-2 포메이션으로 진용을 짰다. 손흥민, 조규성을 최전방에, 황희찬, 황인범, 정우영, 이재성이 중원에 포진했다.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문환으로 수비진을 구성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다.

브라질은 4-3-3 포메이션으로 출발했다. 스리톱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히샬리송, 하피냐다. 중원에는 네이마르, 카세미루, 루카스 파케타가 배치됐다. 수비진은 다닐루, 마르퀴뇨스, 티아고 실바, 에데르 밀리탕으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알리송 베케르가 맡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만에 16강에 오른 한국은 세계최강 브라질에게 패해 통산 8차례 겨뤄 1승 7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 모두 최선을 다해 잘 싸웠다. 모처럼 온 국민들을 하나로 모아 기분좋게 했다.

단디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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