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입춘, 찬 바람도 봄이다’ 홍사성

강원 홍천군 내면 오대산 600고지 샘골 나비캠프 인근에 버들강아지가 눈을 틔웠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사진 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앙상한 나뭇가지 끝
생바람 지나가는 풍경 차갑다
벌레 한 마리 울지 않는 침묵의 시간
물소리도 오그라든
얼음장 밑
숨죽인 겨울 적막 깊다
참고 더 기다려야 한다는 듯

햇살 쏟아지는 한낮
지붕 위 헌눈 녹는 소리 가볍다
빈 들판 헛기침하며 건너오는 당신
반가워 문열어보니
방금 도착한 편지처럼
찬바람도 봄이다
애 태울 일 다 지나갔다는 듯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