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대선 길목 D-68] 김종인, 위기 처한 윤석열 구할 수 있을까?

김종인 위원장과 윤석열 후보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으레 공식처럼 나오는 표현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2021년이 희망보다 고단한 한 해가 되리라는 것은 이미 예상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민들이 받는 고통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맞이한 새해였기 때문입니다.

2021년 대선 국면은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문제로 열렸습니다. 2020년 11월 24일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 총장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해 12월 16일 정직 2개월이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에서 직무정지와 정직2개월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추 장관은 물론 징계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까지 정치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반면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유력한 야당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박근혜 탄핵의 책임을 물어 윤 총장에게 비우호적이던 국민의힘이 우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2021년 10월 14일 정직처분이 정당했다는 판결, 12월 10일 직무집행정지가 합리적 근거 없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결이 잇달아 나왔지만 이미 대선후보가 된 뒤였습니다.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한지 넉달 만에 제1야당의 대선후보가 된 윤석열 후보의 초반 기세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시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지지율 1위를 달렸습니다. 그러나 본부장리스크와 실언과 망언 등 약점들이 부각되고, 당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리더십 부족 등으로 지금은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기존의 낡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선함과 살아있는 권력에 맞섰다는 뚝심 이미지만으로는 국정 전반에 대한 식견과 자질이 모자라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반문재인 정서’ 자극과 네거티브 공세만으로는 중도층을 끌어올 수 없었습니다. 부인 허위경력 등 논란에 대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지지자들마저 흔들리게 만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압승 1년만에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다른 대통령에 비하면 높은 편이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정권교체 요구도 커졌습니다. 더구나 청년정치인 이준석 대표체제로 바뀌면서 ‘이대남’으로 불리는 청년층이 국민의힘에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일찌감치 탈락하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이재명 경지지사와 이낙연 당 대표의 대결로 좁혀졌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장관, 박용진 의원이 경선에 참여했지만 명-낙 대결 끝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닥친 첫 번째 고비는 ‘대장동 사건’입니다. 초반에는 치명적 타격이 예상되었지만 이 후보는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법정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다시 거론되겠지만 위력은 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낙연 대표가 뒤늦게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에서 물러난 국민의힘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아들의 도박 의혹 등도 발 빠른 인정과 사과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부인 허위경력 논란에서 보듯이 일단 부인하고 반발했다가, 문제가 커진 뒤에 떠밀리듯 뒤늦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서투른 대처방식으로 어려움을 자초한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흔들리고, 후보교체론까지 나오면서 존재감이 약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제3후보들의 단일화라든가,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2022년의 과제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윤 후보를 어떻게 구할지 박근혜 사면의 효과가 미칠 영향도 올해 풀지 못한 미완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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