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머 취향은?···슈바이처·엘리자베스·아인슈타인·대처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이 시대에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요? 이 물음에 많은 사람들은 맹자(孟子)를 떠올린다. 맹자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심성을 ‘인(仁), 의(義), 예(禮), 지(智)’로 설명하고, 이를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풀어냈다.
남을 불쌍하게 여길 줄 알고,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할 줄 알며, 겸손하여 남에게 사양할 줄 알고,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덕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거창한 답도 필요하지만 아주 간단한 덕목이 있다.
바로 유머다.
생활 속의 윤활유를 유명 인사들의 유머에서 배워 보면 좋을 것 같다.
△헬무트 콜 총리
독일의 통일을 이룬 헬무트 콜 총리는 정원을 청소하다가 수류탄 세 개를 주웠다. 아내와 함께 그 수류탄을 경찰서로 가져가는데 아내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여보, 가는 도중에 수류탄 하나가 터지면 어떡하죠?” 그러자 콜 총리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 경찰에게 두 개를 주웠다고 말하면 되니까.”
△아인슈타인
기차 여행 중이던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기차표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차장이 승객들의 승차권을 검사하고 있었다. 표를 검사하던 차장이 아인슈타인에게 말했다. “선생님이 누구인지 잘 압니다. 틀림없이 표를 사셨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아인슈타인은 고개를 끄떡이며 고맙다는 표시를 했다.
그리고는 이 위대한 물리학자는 바닥에 엎드려 좌석 아래를 살피기 시작했다. 차장은 “박사님, 걱정하실 것 없다니까요. 전 선생님이 누구신지 알고 있습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내가 누군지는 나도 알아요. 그런데 내가 어디로 가는 길이었는지 모르겠단 말이요.”
△슈바이처
슈바이처 박사가 모금운동을 위해 오랜만에 고향에 들렀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마중하러 역에 나왔다. 그가 1등 칸이나 2등 칸에서 나오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슈바이처 박사는 3등 칸에서 나타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왜 굳이 3등 칸을 타고 왔냐고 묻자 박사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이 열차엔 4등 칸이 없더군요.”
△엘리자베스 여왕
독일군 포격으로 버킹엄궁이 무너지자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렇게 말했다.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독일의 포격 덕분에 그동안 왕실과 국민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벽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거릿 대처
딱딱하게만 보이던 ‘철의 여인’ 대처가 600명의 지도자들이 모인 한 만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홰를 치며 우는 건 수탉일지 몰라도 알을 낳는 건 암탉입니다.”
△쇼펜하우어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대식가로 알려져 있다. 어느 날 쇼펜하우어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2인분의 식사를 혼자서 먹고 있었다. 그때 옆 테이블의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 “혼자서 2인분의 밥을 먹다니…”라며 비웃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상류사회에서는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을 업신여기는 풍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전 늘 2인분의 밥을 먹습니다. 1인분만 먹고 1인분의 생각만 하는 것보다 2인분을 먹고 2인분의 생각을 하는 게 더 나으니까요.”
△피카소
2차 대전 이후 피카소의 그림 값이 폭등했다. 한 부유한 부인이 그의 작업실을 방문해서 추상화를 보고 물었다. “이 그림은 무엇을 표현하고 있습니까?” 피카소가 말했다. “네, 20만 달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이란 감상하는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자신의 느낌이 없다면 그 사람은 영혼이 없는 것 아닌가? 피카소는 그래서 재치 있고 순발력 있게 “넌 그림을 볼 줄 모른다”는 면박을 유머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유머가 없는 세상은 삭막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