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낙상,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겨울철 노인 낙상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최근 여러 대학병원 교수들이 ‘넘어지면 큰 일 난다’는 제목으로 발표한 글이 있어 소개한다.

첫째, 건강한 노인도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상당수가 얼마 못가 숨진다. 낙상은 교통사고에 이어 노인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한다. 전체 사망원인으로는 암에 이어 5위에 이른다.

낙상예방 심포지엄에서 강성웅 대한노인재활의학회 회장(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암·혈압·당뇨병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한번 넘어져 입원하면 멀쩡하던 노인이 불과 몇달 만에 사망한다”고 발표했다.

만성질환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 낙상은 특히 날씨가 추운 11월~2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낙상 이유로는 바닥이 미끄러워서(25%), 문이나 보도의 턱에 걸려서(17.9%), 어지러워서(17.9%) 순으로 나타났다.

둘째, 낙상으로 입원 시 일주일에 근육 10%씩 감소한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미정 교수는 “안방에서 아침에 또는 낮잠을 자고 일어날 때, 손을 헛짚으면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무릎, 허리, 엉덩이(고관절), 어깨, 발목, 머리 순이다.

하지만 어느 부위를 다쳤느냐에 따라 사망으로 이어지는 정도가 다르다. 김미정 교수는 “낙상을 당하더라도 팔·손목 등 팔 부위가 부러진 정도면 생명에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하지(下肢) 쪽이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사망으로 이어지느냐, 아니냐는 걸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셋째, 근육 소실이 왜 생명을 위협할까?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는 “다리가 부러졌을 뿐인데 두세 달 만에 돌아가실 정도로 상태가 악화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노인은 젊은이와 달리 하루만 누워 있어도 근육 손실이 엄청나다.

근육 감소는 35세부터 완만하게 일어나다가(매년 0.7%씩) 60세부터 두배 이상(매년 2%씩) 빠르게 진행된다. 80세의 근육은 60세의 절반 정도다. 그런데 낙상으로 입원하면 근육을 자극하는 활동이 없어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박 교수는 “입원환자의 근육은 일주일에 10%씩 이상 감소해 한달 누워 있으면 입원 전에 비해 50%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넷째, 작은 감염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박중현 교수는 “70세 이상 노인에게 낙상 후 변화는 한두 달 안에 급속히 진행된다. 특히 엉덩이뼈나 고관절이 부러지면 누워 뒤척일 수조차 없어 대부분 사망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을 당한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했다. 80세 이상은 절반이 두달 내 사망했다.

다섯째, 여성 노인은 낙상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여성은 뼈가 약해 낙상 빈도가 높다. 고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휘 교수는 “똑같은 낙상이라도 남성 노인은 멀쩡한데, 여성 노인만 뼈가 ‘똑’ 부러지는 사례가 많다. 이는 골밀도를 유지시키는 여성호르몬이 50대부터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섯째, 낙상에 의한 사망은 남성이 더 많다.
김동휘 교수는 “낙상으로 인한 골절 후 사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남성 노인에게서 심장병·고지혈증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 더 많은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낙상으로 누워 있을 때 심혈관계 질환이 있던 환자는 혈관이 더 빨리 노화하고, 패혈증도 더 빨리 진행된다.

노인의 낙상은 운이 나빠 넘어진 게 아니라 예방하지 않아 넘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노인 낙상은 자신뿐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들에게도 큰 걱정과 부담을 안겨준다. 따라서 방, 화장실, 운동, 여행, 등산 등으로 낙상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