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간관계 어떻게 극복할까?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 문인협회 명예회장] 요즘 인간관계가 심각한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연인끼리 인연이 다했는지 남자가 폭행을 가하고 여자는 이를 수사기관에 고발한다. 더욱 충격적인 소리는 세 자매가 도움을 안 준다고 친 어머니를 때려 생명을 앗아갔다는 보도다.
참으로 현대인들이 느끼는 인간관계의 허무함과 피로감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 직장인들 가운데 ‘위기의 인간관계’를 겪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42%에 달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피로감에서 벗어나고자 아예 SNS를 삭제하거나 ‘혼밥’을 즐기는 등 극단적인 형태로 타인과의 관계를 끊기도 한다.
일본에서 20만명의 삶을 바꾼 최고의 심리상담가인 네모토 히로유키는 이러한 관계 거부가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혼자이지 않아도,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도 충분히 편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인간관계의 중심에는 나 자신이 존재하고, 그 다음에는 상대방이 그리고 마지막에 두 사람의 관계가 따라온다. 그러니까 반드시 이 순서를 기억해야 한다.
좋은 사람은 순서가 반대이기 때문에 언제나 마음이 괴롭고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양파와 같다. 마음속에 가진 것이라고는 자존심밖에 없으면서, 뭔가 대단한 것을 가진 것처럼 큰소리를 친다. 그리고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집 부리고, 불평하고, 화내고, 싸우고 다툰다.
사람이 자존심을 버릴 나이가 되면, 공허함과 허무(虛無)밖에 남지 않는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를 벗겨내는 데는 많은 시간과 아픔이 따른다. 사람이 세상에 나올 때는 자존심 없이 태어난다. 그런데 세상을 살면서 반평생은 자존심을 쌓고, 다시 그것을 허무는 데 남은 반평생을 보낸다.
그리고는 “힘든 인생이었다”는 말을 남기고 간다. 자신 안에 가두고 있는 자존심을 허물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시간과 기회를 얻게 된다. 자존심을 허물면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체면 손상 때문에 사람들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숨기기 위해서 고민하거나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더 많은 사람과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마음이 상해서 잠을 못 이루는 밤도 없어진다. 필요 없는 담은 세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세워져 있는 담도 빨리 허무는 것이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비결이다.
자존심은 최후까지 우리를 초라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인식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세워오던 자존심을 버리면, 우리에게 많은 사람들이 다가온다. 그러면 그 순간, 그들과 편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위기의 인간관계를 끝내는 방법은 스스로 적응의 폭이 넓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아홉 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첫째, 마음이 넓은 사람은 타인에게 너그럽고 자신에게는 엄격하다.
둘째,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지 않는다.
셋째, 자신의 취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취미도 함께 즐긴다.
넷째, 마음이 넓은 사람은 대개 어설프고 엉성하다.
다섯째, 마음이 넓은 사람은 서비스의 달인인 경우가 많다.
여섯째, 자신의 희망과 누군가의 희망을 뒤죽박죽 섞으면 안 된다.
일곱째, 혼자 이겨서는 안 된다.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지는 것을 권한다.
여덟째, 매일 자존심을 조금씩 죽이면 더 오래 살 수 있다.
아홉째, 느낌 좋은 사람은 인간관계의 적응 폭이 넓다.
이 아홉 가지만 잘 지키면 위기의 인간관계에서 벗어나날 수 있다.
때와 곳과 일과 사람에 치우치거나 끌리지 않고 과불급이 없는 ‘중화지도’를 실천하면 위기의 인간관계도 끝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