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 특별기고] 이런 주주총회 무슨 의미가 있나?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주총, 무엇하라 하나? 이 글 필자의 개탄을 상장회사와 정부는 귀 기울이길.

[아시아엔=박영옥 주식농부,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지난주 금요일은 조광피혁의 주주총회가 있는 날이었다. 2006년부터 투자해왔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줄곧 주주총회에 참석해왔지만 이번 주주총회에는 가지 않았다. 필자의 보유주식수는 751,895주(11.31%)로 1대 주주인데도 불구하고 주주총회에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지 주주총회 소집통지서만 보낸다고 초대했다고 볼 수 있을까. 필자가 이번에 사측에 제안한 주주제안은 묵살됐고 주주총회 안건에도 상정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그 허울뿐인 초대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난달에 주주제안이라는 아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방식을 통해 주당 4,300원의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제안했다. 이 제안이 지배주주에 의해 부결될 것을 알면서도 일반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거절되었고 주주총회장에서 주주제안 의안에 대해 설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마다 상식의 기준은 모두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상식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하는 주주총회인데, 최소한의 소통 창구조차도 닫아버린 사측의 행위가 과연 이런 상식에 부합되는지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투자자로서 경영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투자자로서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자하고 있는 회사 대표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 조광피혁이라는 회사만큼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묵묵부답이다. 대표이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주주총회장에도 나타나지 않아 투자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이러기도 참 쉽지 않은데 투자자로서 답답할 따름이다.

미국에는 버크셔해서웨이라는 회사가 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우는 워렌버핏이 경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주주총회는 2박3일 동안 오마하에서 열리며 전 세계에서 4만여 명의 주주들이 참석한다. 첫째 날에는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고, 둘째 날에는 워렌버핏, 찰리멍거 등 경영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연례미팅이 열린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자선행사인 5km 마라톤까지 열린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필자는 투자자로서 살아오면서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기업이 하나쯤은 나타날 것이라 기대해왔다. 특히 필자가 투자한 회사들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이다보니 단지 허망한 꿈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게 뭔지 아는가? 조광피혁은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을 226주(약 670억원)나 보유한 주주이자 투자자라는 사실이다.

사측이 행한 행위는 분명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래서 아무리 필자가 억울함을 호소해도 바위에 계란치기에 불과한 것도 안다. 필자는 이제껏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힘써왔다. 그것이 곧 모두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계란을 던지고자 한다. 이 길이 필자와 조광피혁 간의 싸움이 아닌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위한 길임을 알기에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래서, 나 조광피혁 1대주주 박영옥은 이번 조광피혁 주주총회를 보이콧 한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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