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코로나 쓰나미’ 어떻게?···”건전한 기업투자로 위기극복을”

주식시세판을 쳐다보기 두려운 요즘이다.

[아시아엔=박영옥 주식농부, 아시아기자협회 이사, 스마트인컴 대표] 왜 정부는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못했을까.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대표적인 투자자 중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글을 쓴다.

지난 13일 정부는 공매도의 6개월 한시적 금지와 상장사 자사주 매입한도와 증권사 신용융자 담보유지비율을 완화시키는 증권시장안정화 조치를 단행했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 다만, 기업에 장기투자를 해오고 있는 기존의 투자자들이나 꿈을 피워보겠다고 기업을 일군 영세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큰 파고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는 중에 내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결정이라 많은 부문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선제적 조치가 나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서 여러 차례 얘기해왔지만 큰 저수지의 둑이 터지고 나서야 나온 대책이라 기존의 투자자들이나 영세한 기업들의 투자손실은 누구한데 하소연을 한다 말인가.

정부당국자들의 자본시장과 투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하는 것이 합당할지 모르겠지만 기존의 투자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상처가 너무 크다.

주식투자와 자본시장은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이, 돈 있는 자본가들만이 누리는 시장이라는 생각이, 기업인들만이 누리는 시장이라는 생각이, 서민들과는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자본시장과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연금이 보장되어 있는 공직자들이나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의 무지와 무관심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왜 우리 삶의 터전인 기업과 세금의 원천인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왜 선제적으로 대처를 못했을까? 많은 의구심이 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지탱하는 정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국민의 자산과 권익을 보호하고자하는 것이 국가의 주된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된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문제는 단순히 주식투자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투자는 모두가 자신의 선택이고 그 결과도 오롯이 투자자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주식투자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터전을 편안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서비스나 재화에 투자를 해주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앞선 생각일까?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한가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 국민 모두는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종사를 하고 투자를 하고 소비자로 살아간다. 자본시장은 우리의 일상과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한 나라의 경제지표인 자본시장이 활성화되고 잘 돌아가면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본시장이 서민에게도 희망이 되는 세상을 얘기하고 이러한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큰 과제라고 얘기해왔다.

자본시장이 돈 놓고 돈 먹는 머니게임장이 아니라 배당을 통해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건전한 시장을 기대하고 꿈꾸면서 투자해왔다. 하지만 우리 자본시장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서로가 배려하거나 동업자정신으로 상생하기를 외면하고 각자의 이익에 충실하면서 발전해왔다. 그러한 시장 참여자들이 만든 자본시장은 기업과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우리 자본시장은 외국인들과 기관들의 투전판 같은 시장이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외국인들의 자본이 지배하면서 나름대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성과를 공유하는 훌륭한 기업들이 되었다.

반대로 우리는 이러한 기업들에게 단순한 노동자로 살아가는 서글픈 현실이 되었다. 한때 우리가 어려웠던 IMF시절 금 모아 은 모아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만들어진 기업들이 아니던가.

반면에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알짜 중견 중소기업들은 자본시장을 통하여 크게 성장한 후 자신만의 구중궁궐을 만들어 그들만 호위호식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가치만을 보고 투자한 선량한 가치투자자들은 쥐꼬리만 한 배당과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이어지는 사익편취에 마땅히 대항할 방법이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선 그들이 떨어져나가기를 기다리는 형국이다. 자본시장을 통해서 한몫 챙기고 자기만의 구중궁궐이 만들어지면 그들은 낮은 가격으로 부의 대물림을 하려는 치밀한 장기계획에 들어간다.

상속이나 증여 시 순자산가치가 아니라 당시의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장기간 쥐꼬리 배당을 하거나 방치해두면 주가는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들은 낮은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고 부의 대물림이 완성된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유망한 중견 중소기업들 중에는 주가순자산비율이 0.3~0.4배 미만에서 거래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기이한 현상들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에는 세계에서 제일 비싼 주식도 한국에 있고 제일 싼 기업도 한국에 있다’는 미국의 한 펀드매니저의 얘기가 씁쓸하게 들린다. 기업인들은 투자자가 없으면 우리 사회의 공동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존재 이유나 의미가 사라진다. 우리 국민은 종업원이자, 소비자인 동시에 투자자다. 서로가 배려하면서 함께 해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최근의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세계자본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러한 공포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자신 있게 얘기를 못한다. 그동안 세계는 자유무역을 통해서 크게 성장 발전해왔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자유무역과 자유시장경제시장의 틀 속에서 크게 성장하고 발전을 해왔다. 하지만 부존자원이 없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 구조는 세계경기가 침체되면 앞을 내다보기가 쉽지 않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자유시장경제의 틀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몫 하고 있다. 일정부분은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한 기업의 활동도 지속될 것이다. 우리의 자유시장경제의 틀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위기는 언제나 ‘전대미문으로 이번엔 다르다’고 하면서 다가온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위기들을 잘 극복해왔다.

 주식회사제도와 증권시장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공유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이번에 닥쳐온 코로나19의 위기도 잘 극복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럴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세계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고 그 기업들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증권시스템이 잘 발달되어있다. 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 그것이 잘 작동되도록 각자의 맡은 위치에서 본분을 다해야한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 했다. 기업인은 기업인대로, 투자자자는 투자자대로, 증권사는 증권사대로, 자산운용사는 운용사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맡은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하면 대한민국은 부자국가가 되어 세계의 중심이 되고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국가의 재난사태로 개인당 100만원씩 지원하자고 한다. 지원예산은 51조원이다. 재원은 세금이나 정부의 부채다. 당장 먹고 사는 것이 어렵거나 자영업에 종사하면서 살아가는 국민 1/4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정부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조금은 씁쓸하게 들린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난관을 극복해왔다. 우리의 방역체계나 의료시스템, 사회조직망과 SOC시설을 비롯하여 우리의 의식수준이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해서 발 벗고 나서는 정부와 자원봉사자들과 각지에서 쏟아지는 성금들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다함께 극복하자고 하는 일체된 마음가짐과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사람당 100만원이 지원된다고 극복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극복하지 못하면 세계 어떤 국가도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역경은 축복이다’라고 했다.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얘기한 개인당 100만원을 차라리 우리 기업들에 투자한다면 51조원 자본금의 주식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얼마나 많은 재화나 서비스가 우리에게 주어지겠는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기업들의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얘기하며 일자리 창출을 실행해왔다. 물론 새로운 일자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히려 쉽다. 기존의 일자리를 통해서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방안들이 많이 있다.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들이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벤처기업들도 기회를 찾게 된다. 이 모든 선순환구조가 자본시장을 통해서 활성화될 수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수동적인 일자리 창출은 지속성과 확장성이 없다. 자유시장경제의 틀 속에서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지속가능성을 배가시킨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부의 일자리주도 창출은 한계가 있다.

인터넷으로 세계는 하나가 되었다. 세계의 벽이 허물어졌다. 그 결과 투자의 기회도, 대상도 넓고 다양해졌다. 우리 자본시장과 기업들에게 투자할 이점이 없으면 돈도 사람도 기업도 외국으로 빠져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본가들이 아니라 중서민들이 설자리가 없어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서민들을 위해서라도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번 위기를 기회삼아 자본시장이 서민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업들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들을 집단지성을 통해 이겨내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 결과 기업들에게는 돈이 쌓일 것이다. 그러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길은 기업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우리는 누구나 증권시장을 통해서 약간의 수수료와 거래세만 부담하면 기업의 주인이 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기업의 주인이 되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게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상의 복지고 우리가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유일한 넓고 큰 길이다.

기업에게는 기업가정신을 북돋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책들과 함께 그 성과를 배당을 통해서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투자자들에게도 장기투자를 통해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업인들이 배당을 통해서 성과를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우리의 고질적인 불투명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도 해소가 될 것이다. 단기투자 대신 장기적인 안목으로 하는 본래 의미의 투자문화도 정착될 것이다.

그리하면 가계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국가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더불어 법인세나 배당종합소득세, 그리고 총세수의 2%도 안 되는 상속증여세 문제도 큰 틀에서 재고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본다.

내년부터 또다시 강화되는 주식양도세 대주주 요건도 유예하거나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세수를 거두는데 급급하지 말고 우리의 경제파이를 키워 세수를 늘리는 정책이 절실하다.

증시가 크게 빠졌다. 기존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시기다. 인내하면서 투자한 기업과 꾸준히 소통하라. 기업의 가치를 알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부족하여 주가가 크게 왜곡되어있다. 연기금의 패시브 투자전략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중심의 단기적인 매매가 우량한 중견・중소기업의 가치를 크게 하락하게 만들었다. 펀드의 규모도 엑티브펀드에서 패시브펀드로 치우친 경향이 너무 크다. 방향을 틀 때가 되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큰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주당 시가배당 수익률이 5%가 넘는 기업들이 넘쳐난다. 심지어는 10%가 되는 기업들도 있다. 곳간에 현금이 쌓여있는 기업들이 많다. 주가는 언젠가는 기업의 본래 가치대로 회귀된다.

위기는 항상 기회를 동반한다. 어려울 때 투자를 해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우리 삶의 터전인 기업에 투자를 해준다는 심정으로 투자를 하면 언젠가는 큰 보상이 따를 것이다. 기업의 본질가치를 믿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야 될 시기다.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한 기업 활동은 지속될 것이다. 주식은 이러한 기업에 투자를 해주는 매우 뜻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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