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가 동학개미들께 드리는 3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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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박영옥 주식농부, 스마트인컴 대표, 아시아기자협회 이사] “주식농부는 동학개미운동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그들의 활동을 적극 응원한다.”

세간에서 ‘주식농부’로 부르는 필자는 30년 이상 주식투자를 해오면서 주식투자의 필요성을 알리고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주식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강연을 수없이 하고, 칼럼도 써오고 있다. 주식투자 관련 서적도 다섯 권 냈다. 코로나19가 우리 일상과 세상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해 달라진 환경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 내심 다행으로 생각한다. 주식투자를 권유해온 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동학개미운동의 참여는 대부분 개인의 이익 때문이었겠지만, 매우 막중한 일을 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동학개미들의 투자 행위 하나 하나가 모인 덕분에 우리 기업들이 전대미문의 위기를 잘 견뎌낼 수 있고, 더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필자는 동학개미운동이 새마을운동과 금모으기운동에 버금가는 국민운동이자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우리나라 미래가 한층 더 밝아질 거라 믿는다.

동학개미운동을 비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필자는 동학개미운동이 꼭 성공하길 바라고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증권시장에서 좋은 경험치를 얻길 바란다.

금융이해도 높은 똑똑한 개미들, 글로벌교육을 받은 세대, 지식과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세대, 포노사피엔스로 칭하는 새로운 신세대들은 기존 투자자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아마도 필자가 갖지 못한 투자 혜안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필자가 동학개미운동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동학개미들에게 거는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있다. 동학개미들 중에는 묻지마 투자, 불나방 투자, 과도한 빚 투자, 단순 정보 매매와 같이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주식시장을 투기판으로 인식하면 한두번은 성공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기업 성과를 공유할 수는 없다. 주식투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행위만은 아니다.

사회에 기여한다는 긍지 갖고 주식투자를

주식투자는 우리 삶의 터전인 기업에 투자를 해주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투자마인드가 너무 이상적인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단순히 돈을 번다는 생각만 하기보다 우리 사회에 기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투자하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주식을 쉽게 사고팔고 하지 못한다. 그러면 투자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필자는 농부가 소비자의 만족을 생각하며 농사를 짓듯 우리 삶의 터전인 기업에게 도움을 준다는 기쁜 마음으로 투자를 해왔다. 그래서 경기의 호불호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려울 때는 기업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좋을 때는 투자자들과 조금은 나눈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 결과 지금은 50여개 기업의 주인으로서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살고 있다.

농부의 마음으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투자하니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했다. 쉬는 날이 왠지 야속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준 기업인들에게는 항상 고마움을 느끼며 투자해왔다. 때로는 미안함도 가졌다. 기업인들은 좋든 싫든 지속적으로 그 기업과 함께 가야 하지만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약간의 수수료와 거래세를 부담하면 더 유망한 기업을 찾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식투자자가 갖는 이점 때문에라도 필자 자신은 투자자이지만 오히려 기업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투자하고 상생하려고 노력해왔다.

올바른 투자관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투자성공의 지름길이다. 올바른 투자관을 갖지 않고 주식시장을 단순히 돈 놓고 돈 먹는 머니게임장으로 인식하면 공포와 탐욕을 다스릴 수 없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기본적인 원칙조차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

단기 투기 아닌 장기 투자문화 정착에 앞장을

투자자들이 왜 올바른 투자관을 갖지 못할까?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해온 대목이다. 투자자들만의 탓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그것들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말이다. 결론은 투자자들만의 탓은 아니라는 거다. 투자자든 기업주든 모두가 증권시장을 통해서 한몫 챙기고자 하는 매매게임장으로 인식해왔고 증권사나 거래소, 자산운용사나 자문사도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기업과 투자자를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의 자본시장은 역동적인 투전판에 가까운 시장이 되어 버렸다.

지배주주 중심으로 운영되어온 우리의 자본시장과 기업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은 날로 악화되었다. 자본시장은 지배주주만을 위한 장으로 변질되어 왔고 지배주주들은 이런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본시장을 현금인출기나 부의 세습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왔다. 그 결과 우리 자본시장은 외국인과 기업인에게 예속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글로벌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에 이른다.

이러한 이유로 한나라의 경제지표인 자본시장이 좋아져도 우리 기업에 투자가 되어있지 않은 까닭에 정작 우리 국민은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 이 점이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구조를 해소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건전한 자본시장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중서민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

필자는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상법 382조의 3항의 이사는 법령과 정관에 따라 회사와 총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건강하게 본래의 목적에 맞게끔 갈 수 있다.

두번째는 상장사의 상속증여 시 시가평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상속증여 때나 합병 때 순자산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덜 입게 된다.

대주주 요건 완화해 기업투자 촉진을

세번째는 대주주 요건을 확대하는 등 완화해 기업투자를 촉진시켜야 한다. 대주주 요건이 2005년 100억원에서 10억원까지 줄었다. 내년에는 3억원으로 줄어든다. 우리의 종합지수가 2000포인트에서 박스권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소득은 7천달러에서 3만달러까지 올랐는데 대주주요건이 강화되면서 중산층이 증권시장을 이탈해 부동산투자나 해외투자, 심지어는 달러 투자나 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가경제나 공동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건전한 자본시장을 만드는 것을 넘어 경쟁력 있는 기업들도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와 더불어 자본소득세, 상속증여세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저성장 시대에 기업인들이 기업가정신을 되찾게 해야 한다.

우리의 자본시장과 기업에게 투자이점이 없으면 돈도 사람도 기업도 빠져나간다. 우리의 중서민은 설자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삶의 터전인 기업들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중서민의 일자리도 많아지고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필자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복지이자 경제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족 한 기업 갖기운동’에 적극 나서길

정책적인 뒷받침과 더불어 우리 국민들의 힘도 필요하다. 글로벌 시대의 험난한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활약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응원이 필수적이다. 그 응원이 바로 주식투자다. 주식투자는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위한 행위가 아니다. 가계의 자산이 기업에 투자되고 기업은 이러한 자금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 성과를 증권시장을 통해 공유할 수 있을 때 우리의 가계도, 기업도,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주식투자는 우리를 위한 길이자, 우리나라를 위한 길이다.

필자는 지금껏 농부가 농사짓듯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하면서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배당을 통해 성과를 공유하는 환경이야 말로 주식농부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다. 그래야 모두가 부자가 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배당성향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낮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지배주주가 배당을 통해서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필자가 배당소득 분리 과세를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지배주주도 배당을 통해서 성과를 공유할 수 있을 때 우리의 고질적인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도 해결되고 장기투자 문화도 정착될 수 있다.

기관투자자도 단순히 주가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투자가 아니라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고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수탁자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과 같다. 그리고 제대로 된 노력 없이 고객들이 자산 맡기기만 원한다면 이 또한 욕심이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같이 중요한 시기에 다 같이 힘을 합쳐 올바른 주식투자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주식농부인 필자가 동학개미들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 주식투자란 기업의 주인이 되는 길이라는 걸 꼭 인식해 주길 바란다. 기업의 주인이 되어 화초를 기르듯 투자하시라. 많은 화초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평생 동행할 기업 3~4개만 있으면 행복하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평생 동행할 기업을 찾아 관심과 사랑, 배려와 열정을 주어 투자하다 보면 언젠가 훌쩍 커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주식투자는 사고파는 게임이 아니다. 기업과 동행하고 소통하면서 서로가 배려하는 동반자로 살다보면 우리의 삶은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기업만이 성장하는 시대다. 기업의 성과를 공유치 않고는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살 수가 없다. 이를 위해 평생 동행할 기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단초가 ‘한 가족 한 기업 갖기 운동’이다. 동학개미들이 이러한 운동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모든 가정에서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주식투자를 논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질 때 우리의 미래는 훨씬 더 밝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필자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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