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어르신의 건망증 예방 6가지 방법

건망증, 당신은 어떠십니까?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예전에는 우리 덕화만발 가족들 전화번호도 잘 외웠건만 요즘은 전화번호는커녕 이름도 깜빡깜빡 할 때가 가끔 있다. 일러 건망증(健忘症)이라 하는가 보다. 건망증은 △기억력에 장애가 생겨 금방 잊어버리거나 △드문드문 기억하거나 △또는 어떤 일정한 시기 이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그렇게 보면 나도 건망증 증세가 찾아온 것 같다. 어쩌면 이 증세가 지나치면 혹시 치매(癡?)가 찾아오지 않을까 슬며시 걱정도 된다.

그런데 건망증 없애는 6가지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해서 소개한다.

첫째, 걷기다. 걸으면 뇌 혈류가 증가한다. 미국 일리노이대의대 연구팀이 평균적인 뇌 크기를 가진 사람 210명에게 1회 1시간씩, 1주일에 3회 빨리 걷기를 시켰다. 3개월 뒤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의 활동상태를 조사했더니, 자신의 연령대보다 평균 세살 젊은 활동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걷기운동을 하면 운동 경추가 자극돼 뇌 혈류가 두 배로 증가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둘째, 와인을 한잔씩 즐기는 것이다. 와인은 기억 수용 체를 자극한다고 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대 연구팀은 하루 1~2잔의 와인이 기억력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뇌에는 ‘NMDA’라는 기억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는데, 이것이 알콜에 민감하게 반응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셋째, 커피를 자주 마신다. 커피는 중추신경 흥분제라고 한다. 프랑스국립의학연구소 캐런리치 박사가 65세 이상 성인 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연구한 결과, 커피를 하루 세잔 이상 마신 그룹은 한잔 정도 마신 그룹에 비해 기억력 저하 정도가 45% 이상 낮았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팀이 1991~1995년 4개 도시 6000여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카페인을 꾸준히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평균 31% 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넷째, 꿀잠을 잔다. 잠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킨다. 정신의학자 스틱골드가 2000년 <인지신경과학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지식을 습득한 날 최소 6시간을 자야 한다. 특히 밤 12시부터는 뇌세포를 파괴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많이 분비되므로 이때는 꼭 자는 것이 좋다.

다섯째, 메모하는 습관이다. 메모는 기억을 돕는 노력이다. 우리 뇌의 장기기억 용량은 무제한이다. 하지만 단기기억 즉 갑자기 외운 전화번호나 그날 할 일의 목록, 스쳐 지나가는 상점이름 등의 용량은 한계가 있다고 한다.

여섯째, 많은 독서다. 독서는 기본 기억력을 향상시키는데 최고다. 치매 예방법으로 알려진 화투나 바둑보다는 독서가 더 기억력 유지에 좋다. 경희대병원 연구팀이 바둑, 고스톱, TV 시청, 독서 등 여가생활과 치매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독서를 즐기는 노인의 치매 확률이 가장 적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독서를 하면 전후 맥락을 연결해 읽게 되므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반복 훈련하게 돼 기억력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나와 같이 깜빡깜빡 하는 사람은 이 여섯 가지 방법 가운데 몇 가지나 실행을 하고 계시는지? 나는 잘 걷지를 못해 거실에 실내자전거를 사다 놓고 하루 1시간 정도 땀이 흐를 때까지 탄다. 그리고 거의 술을 들지 않기 때문에 와인은 어쩌다 한잔 정도 마신다.

대신 커피는 보통 애호가가 아니다. 커다란 머그잔으로 하루 서너잔 컴퓨터를 끌 때까지 마신다. 나는 또 자리에 누우면 곧 잠에 빠진다. 낮잠도 즐긴다. 메모의 경우 이면지를 늘 책상에 놓고 수시로 메모를 한다. 다만 팔순이 넘어 시력이 나빠 독서는 거의 못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건망증과 치매에 대해 신경 안 쓸 수 없다. 그래서 위에 적은 방법들을 실천하면서 건망증의 걱정과 치매의 공포에서는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다. 일주일에 5일 계속 쓰는 ‘덕화만발’의 글을 쓰기로 약속한 나에게 건망증은 내 죽는 날까지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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