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들, 더도 덜도 말고 박항서·김학범만 닮았으면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지난 1월 한달 동안 태국에서 개최된 U-23축구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우승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은 8강 진출에 실패를 하였고, 한국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은 승승장구 전 게임을 완승으로 이끌고 축구영웅으로 추앙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박항서 감독은 씁쓸한 패배에서도 따뜻한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어 여전히 베트남 국민들의 영웅으로 군림하고 있다. 박 감독은 실수로 경기를 망쳤음에도 오히려 선수들을 감싸며 품격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실수를 한 당사자가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며 “ 이 실수를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또한 박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고 노력했다.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며 이번 대회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자신에 돌렸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의 김학범 간독은 2018년 여름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도전을 성공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번 AFC U-23챔피언십 첫 우승과 올림픽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치밀한 계획과 준비에 기반한 유연한 팀 운영을 보여준 김학범 감독은 선수들과 어려운 고비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6전 전승의 우승이라는 결과물은 그를 ‘성과의 달인’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치밀한 분석과 그에 따른 전술적 대응, 상대 허를 찌르는 세트피스, 훌륭한 동기부여 제공 등 세련된 역량을 보여주었다.
필리핀 영웅이며 우상인 라몬 막사이사이(Ramon Magsaysay, 1907-1957)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님! 아들이 전방부대에서 총기사고로 죽어갑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한 병사 어머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정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황급히 군용기를 타고 달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은 비행기 사고로 운명했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막사이사이는 일본이 필리핀을 침략했을 때 자원입대하였다. 비록 전쟁에서는 졌지만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그는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막사이사이가 이끄는 게릴라부대는 사기가 넘쳤다. 1946년 그가 처음으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였을 때 옛날 게릴라부대 동료대원들이 선거운동에 필요한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보태 쓰라면서 성금을 보내왔다. 그렇지만 그는 “호의는 좋으나 이는 결코 나를 돕는 길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단호하게 거절했다.
퀴리노 대통령이 그를 국방부장관으로 임명하자 그는 암살위험을 무릅쓰고 공산당지도자들과 담판했다. 마침내 그는 공산당 조직을 와해시켜 버렸다.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부패한 군인들을 처벌하였다. 그리고 정직과 헌신으로 나라에 봉사하는 군인들에게는 보상을 충분히 하고 군을 정화시켰다.
그는 대통령취임식에 관용차인 크라이슬러 리무진을 이용하지 않고 중고차를 빌려서 타고 입장할 정도로 검소했다. 반대파들이 무식하다고 비판하면 “나는 책으로 정치를 하지 않습니다. 오직 인격으로 정치를 합니다”라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거처하는 말라카냥궁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여 서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찾아와 그들의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게 하였다. 대통령 임기 중에는 그의 가족 및 측근들에게 어떠한 혜택도 부여하지 않았다. 전임자들과 달리 도로, 교량 및 건물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하였다.
그는 대통령 신분이면서도 반대파 인사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애국심에 호소하였다. 또 대화로 설득하였다.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농지개혁을 하고 공직사회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공직자 재산공개를 시행하였다. 그리고 손수 차를 몰다가 교통규칙을 위반해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벌금을 기꺼이 물었다.
이렇게 필리핀 국민 모두가 그를 존경하게 된 것은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지도자였다는 점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그의 업적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막사이사이상은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할 만큼 명예스러운 상이다.
이런 분들이 바로 위대한 지도자상(像)을 나툰 것이 아닐까? 지도자는 사심(私心·邪心)이 없어야 한다. 머리가 어지러우면 끝이 따라서 어지럽고, 머리가 바르면 끝이 따라서 바르게 된다. 그러므로 일체의 책임이 다 지도자에게 있다. 이번 4·15 총선에 우리 덕화만발 가족 두분이 각기 여야로 나뉘어 출마했다.
당락을 불고하고 이 사회의 위대한 지도자상을 구현하는 큰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