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날의 행복’ 실베스타 스탤론의 영화 ‘록키’ 그후 40년

영화 록키 포스터 속 실베스타 스탤론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40여년 전 영화 <록키>의 감동을 기억한다. 이 영화가 개봉되던 1976년 당시 필자는 충무로 바닥에서 권투 프로모터의 길을 걷고 있었다. 당시는 프로권투가 젊은이들의 로망이요, 꿈이었다.

1975년 11월, 필라델피아 빈민촌에 사는 청년 록키 발보아는 4회전 복서로 근근히 살아가면서 뒷골목 주먹 노릇을 했다. 하지만 그는 애완동물 가게의 점원 아가씨 애들리언을 짝사랑하면서 성실하게 살려고 애쓰는 젊은이였다.

어느 날 그에게 기회가 왔다. 헤비급 세계챔피언 아폴로 크리드가 독립기념일 이벤트로서 무명의 복서에게 도전권을 주려는 발표를 했는데, 록키가 도전자로 선발된 것이다.

영화 <록키> 속 록키와 애들리안

망설이던 그에게 연인이 된 애들리언과 그녀 오빠 폴리의 격려, 그리고 동네 체육관의 코치로 과거 세계챔피언을 키운 바 있는 미키 노인의 지도를 받게 된다. 그는 맹훈련에 돌입하였다. 목표는 단방에 KO를 장식하려는 아폴로의 주먹을 이겨내 15회를 버텨낸다는 줄거리다.

영화 록키의 실베스타 스탤론

그 영화 <록키>의 각본을 쓰고, 감독과 주인공을 맡은 사람이 바로 실베스터 스탤론이다. 그의 삶 역시 영화만큼이나 극적인 밑바닥 인생이었다. 미국의 어느 빈민가에 사는 한 젊은 부부가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허사였다. 남편인 실베스터는 영화배우를 꿈꾸고 살았지만 그들의 삶에서 그것은 거리가 멀었다.

실베스터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영화관 안내원, 피자배달부, 청소부, 단역배우, 보디가드, 심지어는 성인물 배우에 이르기까지 몸을 던졌다. 하지만 늘 허덕이는 생활은 그들의 삶에 족쇠처럼 따라 다녔다.

이런 생활로는 가난을 벗어나기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무언가 큰 결심을 해야만 했다. 실베스터는 12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12번이나 학교를 옮겨다녀야 했다. 그의 어린 시절의 생활은 어둠의 연속이었고 불행했다. 그로 인해 그의 삶은 마치 암흑 같은 터널을 지나가는 것과 다름 없었다. 실베스터의 서른번째 생일날, 부인은 가지고 있는 마지막 돈으로 1.15달러 짜리 아주 빈약한 생일케익을 사왔다.

그들은 촛불을 켜고 축하 노래를 부른 후, 아내는 촛불을 끄기 전 진지하게 남편에게 소원을 말하라고 했다. 실베스터는 비통한 표정으로 “제발 이 지긋지긋한 가난한 생활이 끝나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얼마 후 실베스터는 우연히 TV에서 무하마드 알리와 척 웨프너의 권투시합을 보았다.

영화 록키 포스터

그 시합은 한마디로 처절한 경기였다. 하지만 관중들은 약자가 끝까지 시합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실베스터는 그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시합 장면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는 망설임도 없이 반나절 만에 영화 시나리오 하나를 완성시켰다.

그리고는 그 시나리오를 들고 용감하게도 영화사를 찾아가 자기가 쓴 대본으로 영화를 찍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번 번히 거절당했다. 그것도 ‘어처구니가 없게’ 자기를 주연으로 써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베스터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한 영화사에서 우연히 1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수익은 1/10밖에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각본료는 고작 2만 달러였다.

하지만 그러한 제의에도 영화를 찍겠다는 것에 너무 기쁜 나머지 흥행 따윈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의 영화는 불과 28일 만에 초스피드로 만들어졌고, 제작장소는 허리우드가 아닌 비용이 덜 드는 뉴욕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개봉 당일부터 관중은 줄에 줄을 이었고, 영화는 한마디로 완전 초대박이었다.

시합을 끝낸 주인공이 얼굴은 퉁퉁 붓고 피가 철철 흐르는 가운데 사랑하는 연인을 부르는 장면에서는 관중들은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낸다.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그 영화가 바로 <록키>다.

이 영화는 처음 수익만 5600만 달러나 됐고, 총 수익은 1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는 배우로서보다 시나리오 작가로 더 유명해졌다.

인터뷰에서 성공비결을 묻자 그는 “성공이란 실패를 이겨 내고자 하는 노력이 절정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고 했다. 실베스터 30세 생일날, 1.15달러의 케잌 앞에서 세운 소원이 기적으로 절정을 이룬 것이다.

잘 참기가 어렵다. 참고 또 참으면 영단(靈丹)이 모인다.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하고 또 하면 심력(心力)이 쌓여 마침내 성공을 이룬다. 지금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어렵다. 어제 확진자가 39명으로 크게 줄어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우리 이 난관을 조금만 더 견디면 영화 <록키>의 기적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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