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세대···”은퇴 후 30년 행복하게 사는 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열정(熱情)이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을 말한다. 필자는 젊은 시절 열정이 넘쳐서 일과 사랑에 목숨을 걸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건 한 젊은이의 천둥벌거숭이 같은 공허한 몸짓에 불과했다. 경륜도, 가치관도 없어 거의 이룬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조금 들어 일원대도에 귀의한 후 제대로 사무여한(死無餘恨)의 정신으로 몸 바쳐 열정을 불사를 일들을 만나면서 딴에는 조그마한 성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금도 그 불타는 열정을 주체할 길이 없어 11년째 ‘덕화만발’에 온갖 정성과 사랑을 불사르고 있다.
열정은 젊은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찾아보면 노년에도 열정을 다해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그런 세대를 일러 ‘열정세대, 핫 에이지(Hot Age)’라고 한다.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요즘, 중년 이후 삶이 더 이상은 ‘나약한 늙은이’가 아니라는 얘기다.
‘서드 에이지(Third Age)’, ‘제3세대’라는 말을 만들어 냈던 미국의 윌리암 새들러(William Sadler) 박사가 이번에는 “은퇴 이후 30년의 삶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 시기를 ‘핫 에이지’ 즉 ‘열정세대’라고 명명하였다.
새들러 박사에 의하면, 이 시기 사람들은 다음 ‘6R’의 시간을 구가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은퇴자들은 이 6R을 꾀하면서 뜨거운 인생(Hot Age)을 살고 있다는 주장이다. 핫 에이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 6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잘 파악한다.
젊었을 때의 돈, 명예, 사회적 지위 등과는 달리 이들은 주로 내면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둘째, 자신을 위해 산다.
과거에는 가족, 친구, 자녀, 직장 등을 위해 살아왔으나 이제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아도 이기적이라는 지탄을 받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셋째,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한다.
생계유지를 위한 일이 아니라 과거 하고 싶었던 일, 가치 있는 일 그리고 여가를 즐기는 일을 하고 있다.
넷째, 정신적인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은 항상 호기심, 웃음, 명랑성,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다섯째,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유지한다.
가족, 친척 이외에도 카페 등 보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베풀면서 거기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여섯째, 항상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과 죽음이 가까이에 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수행을 통해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한다.
정말 멋진 열정세대가 아닌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꿈과 이상을 버리지 않고 열정을 다해 일한다면 우리에게 세월의 주름살은 오지 않는다. 필자는 나이 팔십을 넘겼어도 아직 이마에 주름살 하나 없다. 그러나 만약 일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면 얼굴은 물론 영혼에도 주름이 갈 것이다.
꿈과 이상이 있는 한 우리 영혼은 언제까지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대산(大山) 종사께서는 “착심(着心)두는 곳이 없이 걸림 없는 마음을 길들이라”며 “무원 착(無怨着), 무애 착(無愛着), 무탐 착(無貪着)을 하라”고도 했다.
또한 “세욕(世慾)에 묶여 살지 말고, 생사를 거래로 알아 늘 생사 초월하는 마음을 길들이고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렇게 죽음을 연마하여 생사 해탈, 생사가 없는 영생을 보아 사(死)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잘 떠날 수 있는 것이다.
깨친 사람은 죽음을 변화로 알고, 깨치지 못한 사람은 이를 생사라 한다.
몸은 늙어가도 생사가 둘이 아님을 알고 열정세대로 살아가면 가나오나 이 일이요, 이생의 공덕이 내생의 복된 삶으로 이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