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당신을 유혹하는 절간 아름다운 풍경소리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산사(山寺)의 처마 밑에 매달린 풍경은 바람이 불어야 소리가 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있어야 내가 있다. 내 옆에 당신이 있어야 우리도 빛이 난다.
옛날에 소와 사자가 살고 있었다. 둘은 너무 사랑해서 혼인을 했다. 사자는 날마다 맛있는 살코기를 가져다가 신부인 소에게 줬다. 그러나 신부인 소가 그 맛있는 살코기를 무척 싫어한다.
반대로 신부인 소도 날마다 신선한 풀을 뜯어다가 신랑인 사자에게 주었다. 그런데 사자도 역시 그 풀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둘이는 이렇게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마음이 안 맞아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헤어지면서 소는 사자에게 울음 섞인 소리로 말한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는 당신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어떻게 나를 배신할 수 있어?” 이렇게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내 방식대로의 배려 그리고 내 방식대로의 사랑과 내 방식대로의 최선은 어쩌면 상대에게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왜 우리는 모르고 살았을까?
혹시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소와 사자가 나누는 사랑처럼 내 방식대로의 사랑으로 상대를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데 한평생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과 만나고, 많은 사람과 헤어진다.
애별이고(愛別離苦)! 인간의 사고(四苦) 가운데 하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최고의 아픔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꽃처럼 그렇게 마음 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인간의 정(情)이란 무엇일까? 주고받음을 떠나서 오랜 사귐이나 짧음과 상관없이 사람으로 만나 함께 호흡하다 정이 든다. 이렇게 고락을 함께하고, 기다리고 만나며 사랑을 나누는 것이 인간의 정이다.
며칠 비워둔 방 안에도 금세 먼지가 쌓인다. 하물며 돌보지 않은 마음인들 오죽 할까?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잘 하는 다섯 가지의 법칙이 있다.
첫째, 두드림의 법칙이다.
마음의 문을 열려면 먼저 두드려야 한다. 그리고 나에 대해 알려준다. 내가 먼저 솔직한 모습, 인간적인 모습,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면, 상대방도 편안하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둘째, 거울의 법칙이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내가 먼저 웃어야 거울 속의 내가 웃듯이 인간관계도 내가 먼저 웃어야 한다.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으면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공감하고 배려해야 하는 법이다.
셋째, 상호성의 법칙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세상에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인연을 맺을 때, 항상 호감을 갖고 대하는 것이다.
넷째, 로맨스의 법칙이다.
인간관계에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상대방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비난하지 말고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면 사랑의 꽃이 피어난다.
다섯째, 짚신의 법칙이다.
짚신에도 짝이 있듯이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짝이 있다. 인간관계가 많다보면 악연이 생기기 쉽다. 모든 사람을 친구로 만들려 생각하지 말고 나와 통하는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연(善緣)을 구하고 악연(惡緣)을 피하는 것이 인간관계를 잘 하는 비결이다. 사람을 만날 때는 마음이 중요하다. 거짓 없이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함께 있으면 즐겁고 편안해지도록 노력해야 좋은 인간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복 중의 제일은 인연 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