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록펠러 등 부자들은 어떻게 액막이 했나?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립자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액(厄)막이는 앞으로 닥쳐올 나쁜 운을 미리 막는 일이다. 예로부터 보통 서민들은 ‘제웅’을 만들어 불태우든가 무당을 불러 ‘액막이굿’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혹시 닥쳐올지도 모르는 액을 미리 방비해 왔다.

그럼 부자들의 액막이는 어떨까? 중국부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미국 <포브스>지에 중국 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승자의 저주라고나 할까? 포브스지에 이름을 올리면 바로 수난의 역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라 재정 수준에 달하는 재산을 모았을 때 중국에서는 ‘부가적국(富可敵國)’이라고 쓴다. ‘재산이 나라에 맞먹을 정도’라는 표현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중국 부자들이 일선에서 느닷없이 물러나고 있다. 알리바바 마윈(馬雲)에 이어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레노버의 류촨즈(柳傳志) 등이 그렇다.

그에 앞서 중국 최대 보험그룹, 금융계 거물 등이 줄줄이 낙마(落馬)했다.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자진 낙향(落鄕)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부를 이루기도 어렵지만, 지키는 일은 더 어려운 모양이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그렇다.

그래서 큰 부자들은 공익사업에 기부하여 액막이를 하여 재앙을 피하기도 한다. 액막이를 하는 방법으로 정산(鼎山) 종사께서는 ‘한 울안 한 이치’에서 부자들의 피난법에 대하여 말했다.

첫째, 돈 벌었다는 소문 없도록 하고,
둘째, 집을 화려하게 꾸미지 말며,
셋째, 큰 부자거든 공익사업에 기부하여 액막이 하고,
넷째, 부자라고 이름 붙은 사람은 현금이 없다는 소문나도록 하며,
다섯째, 새 부자나 묵은 부자도 의복에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여섯째, 일가친척이나 남이라도 서로 화하도록 하라.

이러한 가르침을 그대로 실현한 사람이 있다. 역사상 미국 최고의 부자인 존 록펠러다. 록펠러는 유태인으로 1863년 스탠더드오일을 설립하고 정유사업을 시작하여 1881년에는 미국 정유산업의 95%를 독점하였다.

이후에 무기산업과 금융산업에서도 손을 뻗쳐 미국 최고의 부자가 됐다. 이렇게 그는 부를 이루는 과정에서 카르텔, 독점, 정경유착 등 온갖 부정부패를 동원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가장 증오받는 부자가 된 것이다. 급기야 독점금지법 위반 판결로 스탠더드오일은 해체하게 된다.

돈에 깔려 죽을 수도 있었던 록펠러를 구한 사람은 게이츠 목사다. 그는 록펠러 이름을 딴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시카코대학을 비롯해서 12개의 종합대학과 12개의 단과 대학과 연구소를 지어 사회에 기증하는 등 4928개의 교회를 지어 하나님께 바쳤다.

이러한 일련의 자선 사업을 통해서 실추된 이미지의 록펠러를 자비로운 자선사업가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부각시켰다. 97년을 살다 간 말년의 록펠러는, 그를 증오하던 세대가 하나 둘 세상을 떠나면서 새로운 이미지로 미국의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

록펠러의 어머니 엘리자는 어느 날 록펠러에게 이렇게 말했다. “록펠러야, 네가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고 싶으냐?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멋진 교회를 하나 지어 하나님께 바쳐 보거라. 그러면 너는 진짜로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될 것이다.”

부자가 재난을 당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부를 축재하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악업을 쌓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업(定業)은 난면(難免)이라 예로부터 ‘고수레’로 ‘액땜’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자들도 평소에 록펠러 같은 선업을 쌓으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위험은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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