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1945년작 ‘동물농장’과 2019년 대한민국

조지 오웰 <동물농장>의 한 장면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사생일신(四生一身)이란 말이 있다. 사생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출생하는 정상(情狀)을 네 가지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

첫째, 태생(胎生)이다. 어미의 배를 빌어서 태(胎)로 출생하는 유정(有情)들로 사람, 동물 등을 말한다.

둘째, 난생(卵生)이다. 껍질로 된 알을 깨고 출생하는 유정들로 모든 날짐승 등을 말한다.

셋째, 습생(濕生)이다. 춥고, 어둡고, 물기 있는 땅에서 화합(化合)되어 형체를 낳는 유정들로 모기, 파리, 등의 곤충류를 말한다.

넷째, 화생(化生)이다. 이곳의 유정들은 종족을 번식치 않고, 부모의 인연도 받지 않으며, 자연 변화되어 출생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제천(諸天) 지옥(地獄)의 유정들이 있다.

그러니까 사생일신이란 이 모든 태란습화 사생이 나와 한 몸이란 뜻이다. 그래서 시방세계(十方世界) 일체중생(一切衆生)을 모두 내 몸 같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곧 불보살의 대자대비심(大慈大悲心)을 말한다.

불보살들은 이렇게 대자대비심을 바탕으로 하여 남의 일을 내 일같이, 전체의 일을 내 일같이 생각하여, 대하는 사람마다 당하는 일마다 미물 곤충에게까지도 사랑의 빛과 법의 혜명(慧命)을 비춰 주어 삼계도사(三界導師) 만령자부(萬靈慈父)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옛 선인들은 개미 한 마리도 죽이지 않기 위하여 성긴 짚신을 신고 다녔다. 이렇게 시방일가 사생일신의 심법을 지니면 진리와 하나 되어 마음에 국한이 없어진다. 국한이 없기 때문에 이 우주에 가득 찬 모든 것이 다 나의 소유요 나의 가족이 되는 것이다.

1945년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이라는 동화책을 발표했다. 소, 돼지, 말, 닭, 양이 살고 있는 농장주인의 무능력과 포악함 때문에 동물들은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견디다 못해 영특한 돼지들이 제안을 했다. ‘주인을 몰아내고 동물들이 농장을 차지하자’고 말이다.

반란은 성공하고 혁명을 이끈 돼지 ‘스노볼’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선포한다. 하지만 돼지 ‘나폴레옹’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돼지들과 순진한 양들을 선동하여 스노볼을 내쫓고 농장 주인이 된다. 그로부터 나폴레옹과 그의 친척 돼지들은 호화생활을 시작한다. 닭들의 계란은 나폴레옹이 사랑하는 비싼 위스키를 사는 데 팔리고, 농장에는 새로운 구호가 등장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불평등한 사회로 발전하는 것 같다. 혁명세력과 친일파들은 상상 못할 부를 누리며 저들만의 낙원을 만들어간다.

이 사회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제도 차원의 노력, 개인 차원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출세 지향주의 탈피, 봉사와 상호공존의 가치관 정립, 사회 구성원의 의식전환과 교육기회 균등, 잘못된 제도 개선 등 정부의 제도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최고다. 소득 불평등의 정도 역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득권층과 소외계층의 갈등은 날로 증폭되고 있다.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계파간, 계급간, 세대간 갈등이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파란색이 좋다고 모든 걸 파란색으로만 만들자고 하고, 혹은 빨간색이 좋다고 빨갛게만 만들자고 하면 다른 색을 좋아하는 이들은 불편해진다.

이렇게 편이 갈리고 갈등이 생기고, 불편함이 폭력이 되면 평화는 무너진다. 파란색은 파란색대로, 빨간색은 빨간색대로, 노란색은 노란색대로 아름답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사생이 일신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이 불평등한 사회는 결코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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