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연장과 아베 정권 그리고 불화수소 금수 조치

신조아베 일본총리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한일간 지소미아 연장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닌가 보다 지난 11월 5일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 등 한미 양국 현안을 다루는 미국 당국자 3명이 한꺼번에 입국했다. 3명의 임무가 제각각이다. 거기다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 서울에 온다고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11월 23일로 종료된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간 문제다. 그런데도 미국이 나서서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한다. 이유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는 무역 전쟁으로, 러시아와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로 갈등 중이다.

이를 견제할 미국의 카드가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를 잇는 인도-태평양 전략이다. 한미일 안보협력이 특히 중요한데, 미국 입장에서 이를 상징하는 게 바로 지소미아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은 두 사안이 별개라며 요지부동이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먼저 지소미아를 연장하면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왜냐하면 한일간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지소미아를 연장시키려면 일본을 설득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지소미아나 미군 주둔은 한국을 위하기보다는 미국 자신의 필요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남의 두 눈을 멀게 하려면 자신의 눈 하나는 멀어야 한다. 옛날 한 고을에 두 자린고비가 살았다. 두 사람은 어느 날 영험한 부처님을 찾아갔다. 그 부처님은 기도를 하면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꼭 두 사람이 와야 하고 한 사람이 먼저 소원을 말하면 그 사람의 소원을 꼭 들어 준다는 것이었다.

단 소원을 말하지 않은 사람은 소원을 말한 사람의 2배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조건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부처님 앞에 한참을 서서 서로 상대가 먼저 소원을 빌기를 기다렸다. 그래야 자기가 2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한 자린고비가 자기 눈 하나를 멀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면 상대는 두 눈이 멀 것이기 때문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인생에서 남이 나보다 2배의 이익 나는 꼴보다는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남에게 2배의 손해가 가해질 때 쾌감을 받는 사람이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 세계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일본 스텔라케미파의 올 7~9월 영업이익이 1년 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으로의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한 여파가 실적 폭락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스텔라케미파는 순도 99.9999999999% 이상의 초고순도 불화수소 제조 기술을 갖고 있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생기는 산화막을 제거하는 세정작업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예년의 경우 이 회사는 불화수소 전체 생산물량 중 60%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출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핵심 부품·소재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한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한국으로 불화수소를 수출하지 못했다.

일본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두 눈을 멀게 하겠다고 불화수소 금수 조치를 내렸지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보다도 자국의 스켈라케미파가 벌(罰) 받은 셈이다. 더구나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금수조치 연후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20% 이상 급등하였다.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이 삼성전자의 저평가로 폭주한 것이다.

다행하게도 솔브레인 등 국내 불화수소 제조업체도 고순도 불화수소 생산·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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