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예찬’ 이양하 거닐던 연세대 ‘청송대’에서 시편 58편 읽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연세대 신촌캠퍼스 청송대(聽松臺)는 이름대로 푸른 소나무 숲이 우거진 연세인들의 뒷 뜰이다. 필자는 매주 일요일 연세대학교회 낮 11시 예배 시간 전에 청송대를 거닐면서 명상을 즐기고 있다.
요즘 신록의 계절을 맞아 무성한 초록이 숲을 뒤덮고 있다. 청송대는 1942년부터 연세대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문학과 교수를 역임한 이양하(李敭河, 1904-1963)의 대표적인 수필 ‘신록예찬’의 모티브가 되었다.
6월 16일 성 삼위일체 주일을 맞아 예배를 드리면서 ‘죄의 고백과 용서’ 시간에 이렇게 기도했다.
“존귀하신 하나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사는 것이 우리의 본분임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하나님께 예배하기를 소홀히 했습니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며 사는 것이 가장 큰 계명임을 알고 있지만, 이웃의 고난을 못 본 체하고 그들의 눈물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해 주옵소서.”
(침묵 후 인도자)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성령을 통하여 선하게 살 힘을 주십니다. 이제 주님의 평화를 누리십시오. 아멘.”
‘주일성서 연구’ 시간에 곽호철 목사(연세대 교목, 교수)가 ‘저주(詛呪)의 시편(Imprecatory Psalms)’ 중 하나인 시편 58편을 중심으로 강의를 했다. 이 시편은 악인들의 불의에 의분을 토로한 다윗의 비탄시(悲歎詩)이자 그들의 멸망을 선포한 저주시이다. 이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만이 인간의 근본 살 길이라는 시편 記者들의 공통된 사상을 잘 드러내 준다. 위정자들의 시편 58편 일독을 권한다.
너희 통치자들아, 너희가 정말 정의를 말하느냐? 너희가 공정하게 사람을 재판하느냐?
그렇지 않구나, 너희가 마음으로는 불의를 꾸미고, 손으로는 이 땅에서 폭력을 일삼고 있구나.
악한 사람은 모태에서부터 곁길로 나아갔으며, 거짓말을 하는 자는 제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빗나갔구나.
그들은 독사처럼 독기가 서려, 귀를 틀어막은 귀머거리 살무사처럼, 마술사의 홀리는 소리도 듣지 않고, 능숙한 술객의 요술도 따르지 않는구나.
하나님, 그들의 이빨을 그 입안에서 부러뜨려 주십시오. 주님, 젊은 사자들의 송곳니를 부수어 주십시오.
그들을 급류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해주십시오. 겨누는 화살이 꺾인 화살이 되게 해주십시오.
움직일 때 녹아내리는 달팽이같이 되게 해주십시오. 달을 채우지 못한 미숙아가 죽어서 나와 햇빛을 못 보는 것같이 되게 해주십시오.
가시나무 불이 가마를 뜨겁게 하기 전에 생것과 불붙은 것이, 강한 바람에 휩쓸려 가게 해주십시오.
의로운 사람이 악인이 당하는 보복을 목격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악인의 피로 그 발을 씻게 해주십시오.
그래서 사람들이 “과연, 의인이 열매를 맺는구나! 과연, 이 땅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살아 계시는구나! 하고 말하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