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족제비 커피가 위즐커피!···베트남 루왁커피는?

사향족제비가 커피열매를 먹고 있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베트남은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며, 사향(麝香) 족제비 커피로 알려진 위즐(Weasel)커피도 맛볼 수 있다. 위즐 커피 200g 1봉지에 44달러이다.

필자는 커피를 하루에 1-2잔 정도 즐기고 있다. 커피는 독특한 향과 맛으로 수많은 사람을 사로잡는 기호식품으로 전 세계에서 하루에 약 25억잔이 소비되어 석유 다음으로 물동량이 많다. 커피 원산지는 아프리카 북동부 에티오피아의 아비시니아 고원이다. 에티오피아는 북한의 6·25전쟁(1950-53) 때 UN 16개국 참전국이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전투에서 122명이 전사하고 부상자는 536명이다. ‘에티오피아참전용사기념공원’에 기념관과 기념탑(2006년 국가보훈처와 춘천시에서 건립)이 있다.

커피는 ‘커피존(zone)’ 또는 ‘커피벨트(belt)’라고 불리는 남위 25도와 북위 25도 사이, 연평균 강우량 1500mm 이상인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자란다. 커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였지만, 오늘날의 형태로 발전시킨 것은 이슬람교도였다. 아라비아반도 남서쪽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 ‘모카(Mocha)’는 이슬람교 성지 메카로 가는 마지막 지점이었기에 커피는 이곳을 거쳐 아랍 전역과 유럽 각지로 전파되었다. 또한 모카커피(Mocha coffee)의 유래가 되었다.

커피는 50여 개국에서 생산되지만, ‘커피 존’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30% 이상이 브라질에서 생산되므로 브라질의 커피 작황에 따라 국제 시세가 좌우될 정도이다. ‘커피 존’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크게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 등 세 종류다. 이 중 70%는 아라비카(Arabica)종, 27%는 로부스타(Robusta)종, 3%는 리베리카(Liberica)종이다.

우리는 ‘커피’하면 브라질을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 대부분은 베트남에서 재배된 것이다. 즉 베트남은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커피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로부스타 커피는 쓴맛이 강한 커피로서 저렴하다. 베트남인은 대중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이 커피의 쓴맛을 완화하기 위해 연유와 설탕을 많이 넣어 마신다.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전 세계에서 커피를 많이 생산하는 국가이며, 커피는 쌀에 이어 2번째로 중요한 수출품이다. 베트남 최고 커피 생산지는 나트랑(Nha Trang) 인근의 닥락(Dak Lak)으로 해발 600m 이상의 고원지대로 커피 재배에 알맞은 기후와 지형을 갖추고 있다. 베트남의 인기 관광지 달랏(Da Lat)은 닥락 인근에 위치해 시외에 커피 농장과 시내에 카페가 많다.

위즐(Wesel) 커피는 베트남 산지에 서식하는 사향족제비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大便)에서 원두를 채취해 깨끗하게 씻은 다음, 잘 볶아서 커피를 만들기 때문에 위생상 문제는 없다. 동물의 배설물에서 얻은 커피가 독특한 맛을 가지는 이유는 동물의 소화기관에서 분비되는 효소들에 의해 발효되면서 특유의 풍미를 갖는다. 커피 생두가 주변의 향을 끌어 들이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커피 특유의 쓴맛과 카페인이 제거돼 부드러우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가진다. 베트남 위즐 커피는 부드러운 커피향에 산뜻한 신미(辛味)가 조합된 커피로 유명하다.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 왕족들이 마셨던 고급커피가 위즐 커피다.

서양에서 시빗(civet)이라 불리는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을 커피 재료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인간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즉, 커피를 만들기 위하여 커피 열매의 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이 작업이 귀찮고 매우 번거로웠다. 그런데 사향고양이가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사향 고양이는 완전히 자란 커피 원두만을 먹는데 열매을 삼키면 겉껍질과 내용물은 소화되는 반면 딱딱한 씨는 그냥 배설한다. 이 배설된 커피 열매을 이용해 커피를 만들어 보았더니 그 맛과 향이 아주 좋았다.

커피 전문가들은 ‘고양이똥 커피’로 알려진 루왁(Luwak)커피의 독특한 맛과 향의 원인을 사향고양이 체내의 효소분해 과정에서 많은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특유의 맛을 더한 것으로 분석한다.

커피는 간단하고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 즉, 인스턴트 봉지 커피의 내용물을 종이컵에 붓고 뜨거운 물에 휘저어서 마시면 된다. 그러나 때에 따라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도 한다. 괜찮은 원두로 뽑아낸 커피를 도자기 잔에 부어 한 모금씩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면 몸과 마음이 차분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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