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꿈 ‘챔스 우승’은 현재진행형···기적을 부르는 챔피언스리그

8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리버풀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엔=김현원 연세대의대 교수] 축구공은 둥글다. 이틀 연속 새벽잠을 설치며 챔피언스리그에서 기적을 보았다

월드컵 다음으로 인기있는 축구 경기가 유럽의 챔피언스리그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전 스포츠 경기에서 가장 관람객이 많은 순위 2, 3위를 미국의 수퍼볼 결승전과 다툰다. 물론 앞도적 1위는 월드컵 결승전이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두 경기가 막 끝나서 결승전 진출팀들이 가려졌다. 8일 새벽에 열린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경기는 리버풀의 극적인 승리로 끝났고 9일 새벽에 열린 토트넘과 아약스와의 경기도 다시 있기 힘든 토트넘의 극적인 승리로 끝났다. 두 경기 모두 다시 보기 힘든 경기였다.

바르셀로나는 홈경기에서 준결승 1차전에서 영국 프레미어 리그 1위팀인 리버풀을 무려 3:0으로 꺾었다. 리버풀은 무기력했고 축구의 신계 인물이라고 불리는 메시의 바르셀로나는 결승전 진출을 이미 따 놓은 셈이었다. 더구나 2차전에서 리버풀의 스트라이커로 이집트 파라오라고 불리는 프레이머 득점 1위 스트라이커 살라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경기는 전반은 리버풀이 한골을 넣어서 1:0으로 리드한 상태로 끝났다. 메시는 계속 리버풀 골문을 두드렸지만 리버풀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도 기적을 예감하지는 못했다.

후반 9분 리버풀의 베이날둠이 한골을 만회했다. “어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네” 하는 느낌이 들었다. 불과 2분 후 베이날둠이 헤딩으로 한골을 더 넣었다. 노이어와 함께 독일 대표팀의 수문장을 지냈던 슈테켄이 전혀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제 전체 골득실은 3:3이 되었다. 어느 팀이든 한 골을 넣으면 이기는 상황이다.

결승골은 리버풀에서 터졌다. 후반 30분 리버풀의 코너킥 상황이었다. 리버풀 홈구장의 볼보이 카노이어는 볼을 재빠르게 리버풀의 아놀드에게 연결했다. 아놀드는 코너킥을 차려고 하다 동료에게 킥을 양보하려고 필드 쪽으로 걸어나갔다. 당연히 바르셀로나 수비진은 이리저리 수비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수비진 사이 크게 빈 구멍으로 전반에 골을 넣었던 리버풀의 오리기가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필드로 걸어가던 아놀드는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코너킥을 오리기에게 낮게 정확하게 찼고 오리기는 쉽게 골을 넣었다.

축구에서 이런 황당한 상황은 나도 처음 보았다. 기적이 일어난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는 난리가 났다. 4:3으로 영국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이기고 챔피언스리그 파이널에 올랐다. 볼을 빨리 연결해서 기적의 시발점이 된 볼보이 카노이어 마저 영웅이 되었다.

또 다른 준결승전의 주인공 토트넘은 8강전에서 이미 기적을 경험했다. 프레미어 리그에서 리버풀과 선두를 다투는 멘시티(멘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8강 1차전에서 손흥민의 골로 1: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손흥민의 전반 2골의 대활약에도 불구하고 후반 4:2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요렌테가 한 골을 넣었으나 TV 리플레이에서는 핸드볼로 보였다. 하지만 VAR에서 골로 인정되었다.

이제 전체 스코어는 4:4가 되었다. 원정에서 다득점을 한 토트넘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더 극적인 순간이 남았다. 후반 추가 시간이 끝나는 그 순간 맨시티의 스털링이 한 골을 넣었다. 맨체스터 구장에서 난리가 났다. 하지만 심판이 VAR을 신청하였고 관객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해설자도 의아했을 정도의 순간이었다. TV 리플레이서도 오프사이드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위치였다. 하지만 결국 스털링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되었고 토트넘이 4강에 진출하였다.

9일 새벽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후 환호하는 손흥민 선수 <사진=연합뉴스>

9일 새벽 열린 손흥민의 토트넘과 네덜란드 아약스 경기는 리버풀 바르셀로나 경기보다 더 극적이었다. 손흥민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홈구장에서의 1차전에서 토트넘은 아약스에게 0:1로 패배했다. 요한크루이프가 선수로 그리고 감독으로 활약했던 팀이었던 네덜란드 아약스의 홈구장의 이름은 그의 이름을 딴 요한크루이프 구장이다. 요한크루이프 아레나에서의 2차전 토트넘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초반 아약스가 먼저 한 골을 넣었다. 손흥민도 활약했으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전반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날린 골은 골문을 강타했고 골키퍼와 정면 대결했던 순간 날린 슛은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후반 오히려 아약스의 추가골이 터졌다.

2:0으로 뒤진 후반 초반 2018년 프랑스 셍제르망으로부터 영입한 브라질의 루카스 모우라가 2골을 넣었다. 이제 토털 스코어는 3:2이다. 아직 부족하다. 토트넘은 반드시 한 골을 넣어야 한다. 한 골을 넣으면 3:3이 되지만 원정 다득점에 의해서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다.

후반이 다 끝나고 5분이나 주어진 추가시간도 어느덧 끝나가고 있었다. 추가시간 4분49초에 드디어 기적이 일어났다. 손흥민의 크로스를 요렌테가 받아 떨구었고, 그 볼을 델리 알리가 폭발적 스피드로 수비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모우라의 발에 연결했고 기적적인 결승골로 연결되었다. 토털스코어 3:3가 되는 순간이었다. 모우라의 해트트릭의 순간이었다.

이제 더 남은 순간은 없었다. 원정 다득점에 의해서 요한크루이프 아레나에서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틀 연속 새벽잠을 설친 결과 이틀 연속 기적을 경험했다. 살라가 복귀하는 리버풀과 손흥민의 토트넘은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9번이나 결승전에 진출해서 6번이나 우승했던 리버풀이다. 더구나 2005년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전반 0: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3골을 만회하고 승부차기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다. 토트넘은 처음 결승전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한국팬들에게는 손흥민의 팀이다. 나도 과거에는 리버풀 팬이었지만 결승전에서 토트넘을 응원할 것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 경기에서 손흥민의 대활약으로 토트넘이 우승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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