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코로나사태’ 와중 日아카데미 여우주연상···영화 <신문기자> “진실은 위대하다”

[아시아엔=김현원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연세대 의대 교수] 현재 대한민국 주변국을 볼 때 특별히 강한 지도자들이 정치권력을 잡고 있다. 김정은, 시진핑, 아베, 푸틴 그리고 트럼프. 시진핑이나 푸틴 그리고 김정은과 같이 자타공인하는 독재자 밑에서 진실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국민들에게 진실을 추구할 권리도 기회도 아예 없다.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강한 지도자 밑에서는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심은경 배우

필자는 한달 전에 일본이 코로나19(covid-19)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의 확진자수가 1000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고, 반대로 세계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가장 많이 하면서 모든 것을 투명하게 대처하는 대한민국은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벗어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오래 전에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아베는 코로나19를 단지 검사하지 않고 인플루엔자 정도로 여김으로써 위기를 넘기려 하고 있다. 오히려 철저히 검사하는 대한민국을 과도 검사로 국민을 불안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아베가 맞을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 정도에 불과하다면 모두가 호들갑 떠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이 아베의 바램대로 인플루엔자 정도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WHO는 3월 12일 코로나19에 대해서 세계적대유행(pandemic)을 선언했다.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단계로 인접국가를 넘어서 유럽전역, 미국과 남미까지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이번 세계적대유행 선언은 1968년 10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했던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세번째다. 코로나19가 WHO의 세계적 대유행 선포이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궁금하다.

대한민국은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을 통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매를 맞았다. 다른 나라 같으면 초토화되었을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000명을 넘었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제일 먼저 그렇게 진행되었어야 하지만 가장 철저하게 진단하고, 모든 확진자가 격리될 뿐 아니라 동선이 공개되고 접촉자들마저 자가격리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 같다.

실제 한국 국민 전체가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콜센터 등에서의 집단 감염도 큰 틀에서 보면 안정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문제다. 한국은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다른나라에서 코로나19에 전혀 관심도 없을 때부터 국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모든 국민이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되기 쉽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에어로졸을 통해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보호 목적보다는 남에게 전파하지 않는 안전성을 추구하는 의미가 더 크다. 한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어느 곳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하지만 위기에 처하면 모든 국민이 애국자가 되어서 하나로 뭉쳐서 스스로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도 이미 세계적으로 모범사례가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적대유행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에서 조만간 한국의 극복사례가 오히려 ‘의료강국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중국도 시진핑이 우한을 방문하는 등 진정 국면에 들었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에서 오는 사람을 격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항상 의문이다. 코로나19이 과연 우한의 동물시장에서 우연히 발생한 것인인가 부터 의문이고,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도 영원한 의문으로 남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자유민주주의 국가임에도 정치지도자가 국민보다 너무 강하다. 아베가 결정하고 생각하면 그대로 정책이 결정되는 게 일본 현실이다. 이번 코로나19에서 아베의 결정은 여태까지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난리가 나고 전 세계에서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일본은 아직 평온하다. 지역사회 감염이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매우 낮다. 불가사의한 일이다.

아베는 단지 진단의 문턱을 높임으로써 확진자수를 줄여서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을 세계에 심어서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만이 목표인 것 같다. 올림픽을 위해서라면 왜곡을 포함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한국 같으면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본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베의 뜻대로 이대로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일본 국민들은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중에 놀라운 일이 일본에서 터졌다. 이런 와중에 일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의 심은경이 아베의 정치스캔들을 다룬 영화 <신문기자>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이다. 심은경은 너무 뜻밖이라 소감도 준비 못했다고 눈물로 대신했다. 한국과 일본이 이렇게 모든 것이 경색된 상황에서 한국에서 일본 여자배우가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것이 가능할까? 그동안 아베라는 독재자에 가까운 지도자와 그를 추종하는 극우세력과 언론에 의해서 일본 국민에 대해 필자가 잘못 판단했다는 생각도 든다. 한일 양국 모두 국민들은 위대하다.

다시 진실에 대한 얘기로 글을 마무리한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에서는 아예 진실에의 접근이 차단되어 있다. 아울러 일본의 아베 같은 독재자에 가까운 지도자 밑에서도 진실 추구는 역시 어렵다. 언론이 정치와 같이 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무한대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만큼 진실을 추구할 자유가 있는가? 한국 국민은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양 극단의 패러다임 중 하나를 선택할 자유만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진실은 어느 패러다임에도 없다. 바로 국민이 진실일 뿐이다.

정치와 언론이 왜곡을 떠나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성숙하길 바란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방법도 투명한 진실만이 답이다. 그중 대한민국이 제일 낫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이 가장 주인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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