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과음①] 술 지혜롭게 마시는 법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12월 송년회, 1월 신년회, 그리고 2월 설날 등 ‘술자리’가 많아지는 계절이다. 대개 술자리는 과음(過飮)을 하게 되므로 술을 슬기롭게 마셔야 한다.

빈속에 술은 금물이므로 음주 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으며, 섞어 마시지 말고 한 가지 술만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특히 맥주에 소주나 위스키를 섞는 폭탄주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 중에 틈틈이 물을 마시고 대화를 많이 하도록 하며, 다음날 숙취(宿醉) 해소를 반드시 해야 한다. 과음으로 손상된 간(肝)세포가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일이다. 연속 술자리는 피해야 하는 까닭이다.

술로 인해 간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 음주량은 성인 남성 기준으로 하루에 알코올 20g 이내다. 소주로 따지면 2-3잔, 맥주는 3잔, 와인은 2잔 정도다. 그러나 적정 음주량이라도 간염 보유자나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한국인의 음주량이 점점 늘어나 2015년 현재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이 9.14리터를 기록했다. 순수 알코올 소비량 9.14리터는 알코올 도수 21도짜리 소주로 계산하면 1년에 121병, 캔맥주(알코올 도수 5도)로 따지면 500ml짜리 366캔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사람의 알코올 소비가 증가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혼자 마시는 ‘혼술’과 집에서 마시는 ‘홈술’ 음주문화가 퍼지는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인기 수입 맥주를 묶어 싼값에 파는 공격적 마케팅이 한국인에게 먹혔다고 본다. 아울러 포도주를 즐기는 와인족(族)들이 늘면서 수입 과실주 소비도 증가했다. 또한 과일맛 소주 등 리큐르(liqueur) 알코올음료 소비량도 폭증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통계로 발표되는 ‘고(高)위험음주율’은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여성 5잔) 이상이며, 2회 이상 음주하는 것으로 남성 20.2%, 여성 5.8%이다. 그러나 연간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은 2015년 기준 남성 23.8%, 여성 7.6%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코올 중독자 유병률은 평균 6.2%(남성 10.3%, 여성 2.2%)로 세계 평균 4.1%보다 높으며, 일본(2.8%), 독일(5.4%)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5년 한국인 사망통계를 보면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는 총 4746명으로 매일 13명이 술로 인하여 숨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9조4524억(2015년)에 달한다.

경찰이 지난 9월 11일부터 10월 말까지 전국에서 주폭(酒暴)·주취(酒醉) 폭력범)과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특별단속 기간에 검거된 ‘주폭’은 총 1만7210명으로 전체 폭력사범(5만 6984명) 중 30.2%를 차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상해 등 폭력 행위가 72.1%로 가장 많고, 이어 재물손괴 13.1%, 업무방해 10.5%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40-50대 중년층이 52.8%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로 조사된 우리나라는 술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술’에 대해 관대하다.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는 술을 권하는 술자리 문화, 술에 취해서 행한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한 문화 등으로 이어져 알코올 남용의 문제가 증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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