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외과 전문의 이국종②]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JSA 북한군 병사 구한 이국종이 가장 바라는 것은?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응급의학(應急醫學, emergency medicine)은 즉각적인 의학적 주의가 필요한 급성 질환이나 손상의 치료를 연구하는 분야이며, 응급의학과는 응급의학을 바탕으로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전문 진료과목이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법률 제14927호)에서 정의한 응급의료란 “응급환자가 발생한 때부터 생명의 위험에서 회복되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위해가 제거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응급환자를 위하여 하는 상담·구조·이송·응급처치 및 진료 등의 조치”를 말한다.

외상외과(外傷外科, trauma surgery)란 갑작스런 외부적 요인(교통사고, 생활안전사고, 산업재해, 폭행, 상해 등)에 따른 신체조직과 장기의 손상, 즉 다발성외상 또는 중증외상(重症外傷)에 대하여 적절한 응급처치와 수술을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 환자 회복 이후의 재활치료도 담당한다.

외과의 세부(細部)분과 중 하나인 외상외과는 흉부외과, 신경외과와 함께 의학 분야 전체를 통틀어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로 꼽히며, 외상외과학(外傷外科學)은 여러모로 난이도 최고 수준의 의학 분야이다. 특히 집중치료와 수술 및 소생이 필요한 부분을 별도로 ‘중증(重症)외상외과학’이라 부른다. 따라서 중증외상외과는 365일 24시간 상시 대기상태일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외상외과 의사는 돈 잘 벌고 멋 부리는 의사가 아니라, 응급 상황은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에 출퇴근이나 휴식시간을 보장받기 힘들어 업무강도가 매우 높다. 또한 당장 수술이 필요한 외상외과는 연장근무와 철야가 일상적이다. 식사는 컵라면, 배달 음식 등으로 대신하기가 다반사이고, 잠은 퇴근도 못하고 병원에서 쪽잠을 자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다. 의사 중에서 사람의 생사(生死)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하는 극한 직업이다.

중증외상 환자의 대부분이 산업현장의 노동자이므로 정부의 지원 없이는 적자(赤字)를 면치 못하기 때문에 병원 경영진의 눈치까지 봐야 하므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정부의 지원도 부족하고 국민적 관심도 적은 외상외과 분야에서 사명감과 각오로 일하는 전문의들은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의사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사고현장에서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각급 병원 응급실을 전전하고도 제대로 된 응급진료를 받지 못해 결국 사망하는 사건들이 60-70년대에는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한의학협회는 1979년 ‘야간구급환자 신고센터’를 운영하여 신고를 받으면 구급차를 출동시켜 진료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했다. 1982년에 ‘119 구급대’가 출범하였다. 미국에서는 중증외상환자의 82%가 사고가 난 후 1시간 이내 ‘골든아워’에 치료를 받는다.

한편 1945년 9월부터 37년간 계속된 ‘야간통행금지’가 1982년 1월 5일 새벽 4시부터 해제되고 교통수단의 발달로 비(非)응급환자들도 응급실로 몰렸다. 이에 응급의료체계의 수립과 전문적인 응급의료 도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1987년 3월 영동세브란스병원에 한국 최초의 ‘응급의학과’가 설립되었고, 1989년에는 대한응급의학회가 창립되었다.

‘응급의료체계’란 응급의료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응급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현장에서 적절한 처치를 시행한 후, 신속하고 안전하게 적합한 병원으로 이송한다. 병원의 응급의료진은 의료기술과 장비를 집중해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인력과 시설과 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응급 외상학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예방 가능한 사망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증외상환자가 매년 10만명 정도 발생하지만, 환자 이송 및 진료체계가 취약하여 완치 가능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이 35%에 달한다. 이는 미국, 일본 증 선진국의 10-15%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중증외상 환자는 모든 외상을 파악하기가 어려운데다 치료가 시급하기 때문에 일단 흉부, 복부 등을 절개한 다음 출혈을 잡고 망가진 장기를 꿰매거나 절제하는 것이 수술의 일차 목표이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포용과 도전 제18차 조찬세미나 ‘외상센터의 역할’에서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김성찬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성찬 의원은 아덴만여명 작전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다. <사진=뉴시스>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외과뿐만 아니라 대부분 병원의 외상외과는 적자이다. 정부 지원금과 병원 타부서 매출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석해균 선장의 수술을 집도했던 아주대학교병원(1994년 개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대우학원 이사회는 회수하지 못한 미수금 2억4천여만원을 손비(損費) 처리했다. 병원비를 지불해야 할 삼호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자산이 묶이면서 병원비를 모두 정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증외상환자는 위중한 상태 때문에 수술을 수차례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 사이에 많은 고가의 의료기기들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비용이 환자에게 청구된다. 이에 2016년부터 전국의 권역외상센터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을 때 최대 30일 동안 본인부담액이 기존의 20%에서 5%로 낮추어져 본인 부담률이 기존의 1/4로 경감되었다.

지난 18대 국회 때 무산위기 직전에 극적으로 이른바 ‘이국종法’이라 불리는 ‘응급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중증외상센터는 기사회생했으며, 정부는 17곳의 권역외상센터를 세우겠다고 했다. 2012년 이후 매년 전국에 권역외상센터가 1-5곳씩 선정돼 2016년까지 총 16곳이 지정되었으며, 마지막으로 2017년 11월 29일에 진주 경상대병원이 경남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어 17곳 지정이 5년만에야 완료됐다. 현재 운영 중인 센터는 9곳이고 나머지는 개소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법적 기준을 충족해 운영 중인 9곳은 아주대병원(경기 남부), 가천대길병원(인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강원), 단국대병원(충남), 을지대병원(대전), 울산대병원(울산), 부산대병원(부산), 전남대병원(광주), 목포한국병원(전남) 등이다. 현재 개소 준비 중인 곳 8곳은 의정부성모병원(경기북부), 충북대병원(충북), 안동병원(경북), 경북대병원(대구), 원광대병원(전북), 진주경상대병원(경남), 제주한라병원(제주), 국립중앙의료원(서울) 등이다.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을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함을 호소하면서 “예산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 내년도 중증외상센터 관련 예산이 문재인 정부 제출안보다 212억원 증액해 612억원을 편성하기로 여야(與野)가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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