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리핀 로브레도 부통령, ‘장관직 사임’ 진짜 이유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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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문종구 <아시아엔> 필리핀 특파원] 6일과 7일 한국 언론들은 필리핀 로브레도 부통령의 각료직 사임 소식을 전했다. 주요 내용은 로브레도가 두테르테 대통령에 마약 등과 관련한 조치가 인권에 어긋난다는 내용이다. 한국매체의 보도를 보자.

로브레도 부통령은 필리핀에 해가 되는 두테르테 정부의 모든 정책에 강력히 맞서겠다는 맹세를 했다고 일간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6일 전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전날 각료 자리로 자신이 맡은 주택도시개발조정위원장직 사표를 두테르테 대통령이 수리한 직후 기자들에게 정치적 반대세력의 지도자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사형제 도입, 형사처벌 연령 하향 조정, 초법적 처형, 여성 학대와 같이 국민에게 해로운 정책에 대해 더 큰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확신을 하고 용기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원할만한 정부 정책이 있으면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81077265127일정 부분 맞다. 로브레도 부통령이 장관급의 주택도시개발조정위원장직을 사임한 것과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맞서겠다고 한 대목은 사실과 부합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대목이 빠졌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장관직을 사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로브레도는 야당 소속으로 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자연히 부통령직은 사임하지 않았다. 2013년 11월 하이옌 태풍으로 1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초대형 재해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아키노 정부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액수의 구호성금을 모았다. 하지만 재난피해자들에게 돌아간 것은 소량에 불과했다. ‘찔끔 지원’ 하고 대부분의 성금을 지난 정권 인사들이 착복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달 태풍발생 3주년을 맞아 재해지역을 방문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지난 6월말 취임 후 로브레도 부통령을 장관급인 주택도시개발조정위원장으로 겸임토록 임명해 피해 복구를 총괄토록 했다.

두테르테는?태풍발생 지역 방문 중 피해지역의 가구에 수도와 전기가 연결되지 않아 수많은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두테르테가 이에 현장에서 “한달 내에 문제를 해결하라”고 직접 지시했으며 18일 만에 수도와 전기 등 문제가 모두 해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로브레도 부통령이 무능하거나 고의적으로 피해복구 업무를 게을리해 직무유기를 했다며 마닐라로 돌아와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부통령실에 지시했다.

로브레도는 지난 4일 주택도시개발조정위원장직을 사임했다.

한편 로브레도가 사임한 주택도시개발조정위원회는 서민들의 주택개발과 재해지역 주민들의 이주 및 주택건설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2013년 태풍 피해지역의 경우 주택 20만 가구를 건설해야 했으나 지난 아키노 정부에서 2년반 동안 3000가구 건설에 그친 데다 이미 지어진 주택에도 수도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두테르테가 몹시 화를 냈다고 한다.

현재 필리핀 야당(지난 정권 정치인들)은 로브레도 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전쟁과 인권유린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두테르테가 로브레도를 내쳤다고 연일 발언하고 있다. 이곳 언론들도 이같은 야당의 주장을 주로 반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부통령선거에서 20만표 차이로 패배한 봉봉 마르코스(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는 선관위를 상대로 재검표 소송을 낸 바 있으며 두테르테가 봉봉 마르코스를 지지하며 부통령이 교체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주장도 야당은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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