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 필리핀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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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문종구 <아시아엔> 필리핀 특파원] 필리핀에서는 지난 6월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마약과의 전쟁으로 시끄럽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지 5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그동안 6천여명의 마약혐의자들이 사살되었다. 인권운동가들과 대부분 언론들은 끊임없이 “초법적인 살인”이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두테르테의 마약소탕 의지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어 보인다.

한달 보름 전에 필리핀 중부에서 마약용의자를 돕던 변호사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8월 초, 두테르테는 수십명의 시장, 판사, 경찰이 마약범죄에 연루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시장들 중에 레이테 지역의 에스피노자 시장과 그의 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8월 말 경, 에스피노자 시장이 검찰에 자수하여 진술서를 작성했다. 그의 진술서에는 아들이 마약 거래에 연루된 사실과 고위직 공무원 및 경찰간부 50여명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 중에는 인권을 내세우며 두테르테의 마약전쟁에 가장 강력하게 맞서고 있는 현 여성 상원의원에 관한 얘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10월 23일, 에스피노자의 변호사가 암살당했다.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있다. 11월 5일, 에스피노자 시장이 구치소 안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되었다.

11월 23일, 에스피노자 시장의 아들이 상원청문회에 출석하여 그의 아버지의 진술서에 기재되어 있는 일부 마약연루자들의 공모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드리마 상원의원에게 마약판매자금 제공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7일 “필리핀 내에 300여만 명의 마약복용자들이 있고, 마약왕들과 이들을 보호하는 5천명의 고위공직자와 경찰 명단을 가지고 있다”고 공표했다. 그런데 두테르테의 이 경고성 발언으로 필리핀 법조계가 발칵 뒤집혔다. 검사출신이기도 한 두테르테는 이렇게 말했다.

“마약범들이 화려한 경력의 유능한 변호사들의 도움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보석으로 풀려나 계속 마약범죄를 일으키고 있다. 그들을 변호하며 마약전쟁을 훼방놓고 있는 변호사들이 마약전쟁의 다음 타깃이 될 것이다.”

그러자 필리핀 변호사협회에서 즉각 반박했다. “어떠한 범죄든 피의자들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두테르테의 발언은 변호사들을 겁주는 아주 위험한 발언이다.”

변호사협회는 또 “협회는 회원들의 비윤리적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변호사들이 마약범죄에 가담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필리핀에선 한국과 달리 판사 앞에서 선서하지 않아도 검찰과 법원에 제출하는 진술서와 준비서면에 허위의 사실을 기재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 불공정하고 직무유기를 하는 판검사들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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