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민이 두테르테 지지하는 이유···’인권 표방’ 지식인 허위의식 꿰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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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문종구 <아시아엔> 필리핀 특파원] 두테르테 대통령의 거친 언사가 또다시 외국 언론들의 도마에 올랐다.

필리핀 국내외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이 끊임없이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두테르테의 마약전쟁에 태클을 걸고 있다.

두테르테는 자수했거나 붙잡힌 100여만명의 마약범들에 대한 수용시설과 재활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아직도 숨어 있는 300여만명의 마약범 처리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성당과 교회를 마약중독자 치료소로 제공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종교단체가 무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인권운동가 둥 자신에 대한 비판자)이 나를 돕고자 한다면 당신 집을 마약범들 치료를 위해 제공해 주시오. 방이 대여섯 개나 되는 저택을 소유한 부자들은 그 많은 방들 중에서 하나를 마약중독자에게 내어주시오. 당신들이 마약중독자를 받아들여 당신들 집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봅시다.”

두테르테는 또한 자신이 다바오 시장 시절에 마약범을 직접 사살한 적이 있노라고 밝힘으로써 언론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런가 하면 정부추산 370만명 이상이라는 마약중독자들의 지원을 위해 50억페소(한화 약 1500억원) 지출 승인을 했다.

마약중독자 치료를 위해 승인한 50억페소는 파코(PAGCOR)의 수익금에서 나온 것이다. 파코는 필리핀의 카지노와 복권 등을 관장하는 정부기관으로 해마다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수익금은 지난 정권 때까지는 대통령과 고위 정치인들의 쌈짓돈처럼 유용되어 왔다. 두테르테는 취임 후 파코의 수익금 전액을 서민들의 교육과 의료지원에만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다.

그는 지출 승인과 함께 마약중독자 등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치료약을 보낼 테니 집에서 기다리시오. 당신들 중에 이미 미쳐버렸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다면 내가 밧줄을 보내줄 테니 스스로 목을 매어 죽으시오, 이 개xx들아!”

이러한 두테르테의 거친 직설화법에 필리핀 문화와 현실을 잘 모르는 외국 언론들은 경악한다.

필리핀 사회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회다. 두테르테가 지금까지 해왔던 위와 같은 발언들은, 마약범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마약전쟁에서 이길 수 없거나 시일이 크게 지체될 수 있다는 두테르테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것이 필리핀 사람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마약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경찰들에게는, “반항하는 마약범을 나도 죽였으니 경찰들도 망설이지 말고 죽여라!”라고 외치고 마약범들에게는 “반항하면 죽여버린다!”고 그는 외친다. 마약을 하지 않는 국민들에게는 “마약에 손대거나 연루되면 죽이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특유의 직설적인 통치화법이다. 이러한 화법이 필리핀 사회에서는 중요한 일을 추진하는데 효과적이며, 현재의 마약전쟁에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 “10만명의 마약범을 마닐라만에 수장시켜 물고기들이 살찌게 하겠다”고 공언했던 두테르테가 당선되자마자 대대적으로 마약범들을 소탕하면서 반항하는 자들을 무수히 사살했다. 그러자 그가 취임한지 한달만에 70여만명의 마약범들이 자수했다. 이러한 사실만 보아도 그의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이 필리핀 사회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필리핀 국민들은 검사 출신 두테르테 대통령은 무척 영리하고 치밀하며 배포도 큰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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