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박근혜 ‘정치적 금치산 선고’···’대통령 유고’ 타개 3가지 방안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대통령 유고’를 해결할 방법은 국민을 믿고, 현 내각의 총사퇴, 거국내각 구성, 그리고 하야 단행이 그것이다. 그 다음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를 출범시키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 대한 속죄의 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홀가분한 몸으로 ‘군자피삼단’을 비롯한 ‘군자의 도’를 공부하며 여생을 조용하게 지내면 그나마 나라가 안정을 찾고 내일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군자피삼단’(君子避三端)는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오는 말로 “군자는 세 가지 끝을 피한다”는 뜻이다.

군자는 붓끝, 칼끝, 혀끝의 세 가지 끝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모든 일에 신중하여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의미다.

새 가운데 아름다운 깃털과 굽은 부리를 가진 것을 새들도 두려워하고, 물고기 가운데 입이 크고 아랫배가 살찐 것을 물고기도 두려워하며, 사람들 가운데 말솜씨가 좋고 말수가 많은 이를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문필에 능한 사람의 붓끝과, 무예에 뛰어난 사람의 칼끝, 말을 잘하는 사람의 혀끝을 피해야 한다.(鳥之美羽勾喙者, 鳥畏之. 魚之侈口垂?者, 魚畏之. 人之利口贍辭者, 人畏之. 是以君子避三端, 文士之筆端, 武士之鋒端, 辯士之舌端.)

그러니까 군자는 문사의 문필과 무사의 무기, 변사(辨士)의 구설 등 세 가지의 날카로운 끝을 피하여 자신의 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조직생활에서는 ‘군자피삼단’을 잘 지켜 업무 외에는 가능하면 다른 사람과 부딪치거나 대립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럼 세상을 살아가면서 분쟁과 갈등을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스티븐 스캇의 <솔로몬 부자학>이라는 책에서 갈등의 원인과 그 극복방법을 제시한 것이 있다. 그 중 2가지는 이렇다.

첫째는, 어리석은 사람의 공격에 똑같이 대응하지 말라. 논쟁과 갈등은 잘해 봐야 유치한 짓, 최악의 경우 미련한 짓일 뿐이다. 따라서 공격해 오는 사람과 똑같은 수준으로 추락해서는 안 된다. 누가 욕을 하거나 인신공격을 퍼붓는다고 해서 그대로 되갚을 필요가 없다.

미련한 사람이 어리석은 말을 할 때에는 그 허점을 지적해야지, 그 사람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상대방이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냥 그렇게 놔둬야 한다. 그는 자신의 아둔함으로 고통을 자초할 것이다. 그러니 똑같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

둘째는, 논쟁을 격화시키지 말라.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앉히지만 거친 말은 화를 돋울 뿐이다. 내가 먼저 부드러운 목소리, 친절한 말, 건설적인 말을 시작하면 긴장과 대립을 쉽게 가라앉힐 수 있다. 땔감이 다 떨어지면 불이 꺼지듯 남의 말을 잘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다툼도 그치는 법.

고전을 읽다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가 바로 군자다. 고전이 말하는 이른바 군자는 유교에서는 일반적으로 ‘성품이 어질고 학식이 높은 지성인’을 의미한다. 춘추전국시대 때에는 ‘높은 벼슬을 한 사람’을 부르는 말로도 쓰였다.

<예기>(禮記) ‘곡례편’(曲禮)에 따르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선한 행동에 힘쓰면서 게으르지 않은 사람을 군자라고 했다. 그리고 <논어>(論語) ‘이인편’(里仁)에서는 “군자는 어떤 것이 옳은 일인지 잘 알고, 소인은 어떤 것이 이익인지 잘 안다. 군자는 어찌하면 훌륭한 덕을 갖출까 생각하고, 소인은 어찌하면 편히 살 것인가 생각한다”는 말로 정의했다.

군자의 정의에 따르면 고전 속에 나타나는 군자는 사람이 걸어갈 길이자 사람이 배워야 할 배움의 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군자가 지녀야 할 조건에 대해 적어 놓은 글이 많이 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글이 ‘군자삼외’(君子三畏) 즉 군자가 두려워하는 세 가지다.

공자는 군자에게 두려운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하셨다. 첫째는 하늘의 명을 두려워하고, 둘째는 자신보다 학덕이 높은 사람을 두려워하고, 셋째는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의 명을 두려워 한다는 것은 사회에 기여하지 못함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이다. 학덕이 높은 사람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덕망이 높고 도량이 넓은 인격자인 대인을 숭앙하고서 이를 본받지 못함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성인의 가르침을 거울삼아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고도 이를 고치려 하지 않음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군자삼계’(君子三戒) 즉 군자가 경계해야 할 세 가지로 첫째는 젊을 때 여색(女色)을 경계하고, 둘째는 장성해서 싸움을 경계하고, 셋째, 나이가 들어서는 물욕(物慾)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고전의 덕목들을 몸에 익혔다면 과연 오늘날의 불행이 왔을까? 아마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겠지만 속으로는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지금 온 나라의 관심과 눈길이 온통 박근혜 대통령에게 쏠려 있다.

현 시국은 불행하게도 정치적 봉합도, 정치적 거래도 불가능한 사실상 무정부 정국이나 다름없다. 즉 백약이 무효인 시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3년 8개월 만에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정치적 금치산 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대통령 유고’ 상황이다.

‘대통령 유고’를 해결할 방법은 국민을 믿고, 현 내각의 총사퇴, 그리고 거국내각 구성, 하야를 단행하는 것이다. 그 다음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를 출범시키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 대한 속죄의 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홀가분한 몸으로 ‘군자피삼단’을 비롯한 ‘군자의 도’를 공부하며 여생을 조용하게 지내면 그나마 나라가 안정을 찾고 내일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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