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운동화 신고 광화문광장 나갈 겁니다”

[아시아엔=편집국]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시인은 4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이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했다. 최 시인은 “이 나라 검찰이 언제 자본과 권력을 제대로 수사한 적이 있나? 검찰도 정치인도 못 믿겠다”며 “내일 오후에 운동화 신고 광화문 광장에 나갈 겁니다”라고 썼다.

시인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이 나라 검찰이 언제 자본과 권력을 제대로 수사한 적이 있나? 검찰도 정치인도 못 믿겠습니다. 내일 오후에 운동화 신고 광화문 광장에 나갈 겁니다. 이 땅에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국민이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저들에게 확실히 보여 줍시다.”

한편 그는 최근 <서울신문>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코너에 다음과 같이 썼다.

시를 생각해야 되는데, 돈과 권력의 얼굴이 어른거려 집중이 되지 않았다. 뉴스를 틀어놓고 멍하게 있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억, 억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작아졌다. 승마선수인 스무살짜리 여자애가 내게 가르쳐 준 “돈도 실력이다”가 귀에 걸려, 아팠다.

이 시국에 무슨 세계의 명시? 기운이 빠져 책상에 앉기도 싫었다. 지금 내 기분에 어울릴 시를 고민하다, 미국 시인 월리스 스티븐스(1879~1955)를 잡았다. 지지난 주에 미국 시인 마크 스트랜드의 자작시 낭송 동영상을 보는데, 그의 입에서 “The world is ugly, And the people are sad”가 튀어나왔다. 원래 스티븐스가 쓴 시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시작하는 스트랜드의 긴 시는 잊었지만 “세상은 추하고”는 듣자마자 내 머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저 이상한 꽃, 태양,

네가 말한 그대로이지.

네 맘대로 해.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저 밀림에 쌓인 깃털들,

저 동물의 눈,

네가 말한 그대로이지.

저 사나운 불꽃,

그 자손들,

네 맘대로 해.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That strange flower, the sun,

Is just what you say.

Have it your way.

The world is ugly,

And the people are sad.

That tuft of jungle feathers,

That animal eye,

Is just what you say.

That savage of fire,

That seed,

Have it your way.

The world is ugly,

And the people are s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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