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뜨 피아프와 마르셀의 애절한 ‘사랑의 찬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모처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에띠뜨 피아프의 노래 <사랑의 찬가>를 들었다. 가볍게 떨리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에는 애절한 가운데에도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한다. 1949년 10월 28일 그녀의 연인 마르셀은 에디뜨 피아프를 만나기 위해, 파리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런데 그를 태운 비행기가 추락해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많은 사랑이 있었지만 진정한 사랑은, 마르셀 세르당과의 만남뿐이었다고 그녀는 자서전을 통해 회고했다. 에디뜨 피아프는 사랑을 잃은 슬픔을 노랫말에 담았다. 진정한 사랑을 잃은 슬픔을 딛고 발표한 노래가 바로 이 사랑의 찬가(讚歌)였다.

<사랑의 찬가>

푸른 하늘이 우리들 위로 무너진다 해도

모든 대지가 허물어진다 해도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신다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사랑이 매일 아침 내 마음에 넘쳐흐르고

내 몸이 당신의 손아래서 떨고 있는 한

세상 모든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의 사랑이 있는 한

내게는 대단한 일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만약 당신이 나를 원하신다면

세상 끝까지라도 가겠어요.

금발로 머리를 물들이기라도 하겠어요.

만약 당신이 그렇게 원하신다면

하늘의 달을 따러, 보물을 훔치러 가겠어요.

만약 당신이 원하신다면

조국도 버리고, 친구도 버리겠어요.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준다면

사람들이 아무리 비웃는다 해도

나는 무엇이건 해 내겠어요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나와 당신의 인생이 갈라진다고 해도

만약 당신이 죽어서 먼 곳에 가 버린다 해도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내겐 아무 일도 아니에요

나 또한 당신과 함께 죽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끝없는 푸르름 속에서

두 사람을 위한 영원함을 가지는 거예요.

이제 아무 문제도 없는 하늘 속에서…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존재한다. 아마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랑이란 제각기 다른 모습을 지녔을 것이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울고, 사랑 때문에 웃고, 사랑 때문에 불안해 한다. 그 고통은 바로 사랑 때문에 겪는 정신적인 고통이다. 그러나 달게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랑이 주는 행복이 더 크기 때문에 감수하는 것이다.

인간에게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사랑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지혜가 깊은 사람은 자기에게 무슨 이익이 있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그 자체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 기쁨이 있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것이 곧 인생이다.

기쁨이 있는 곳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합이 있는 곳에 기쁨이 있다. 사랑은 인간의 품격이다. 사랑이야말로 인간의 비밀이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힘이다. 또한 인간이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예의나 염치 같은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

사랑에는 약이 없다. 연심(戀心)을 억누르는 묘약(妙藥)이 없다는 말이다. 그 상처에 무엇을 발라도 무엇을 먹어도 효과가 없고, 주문(呪文)을 읊어도 소용이 없다. 사랑은 명령을 듣지 않는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행복과 사랑은 용감한 자의 것이다. 언제나 사랑을 하기 전에는 사랑은 두려움이 앞선다. 두려움을 깨는 방법은 용기뿐이다. 사랑은 끊임없는 물음인 동시에 마음 설레는 기대이기도 하다.

사랑에도 큰 사랑이 있고 작은 사랑이 있다. 내 한 몸, 내 한 가족을 사랑하는 것은 작은 사랑이다. 그러니까 이왕이면 큰 사랑을 해야 한다. 작은 사랑을 뛰어넘어 온 우주에 살아가는 일체생령을 몽땅 사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