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중국 먼저 방문 아웅산 수지 만만히 봤다간 큰코 다쳐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리우 올림픽 메달 순위가 20일 현재 미국 103개, 영국 57개, 중국 65개인데, 금메달 순위는 미국 37개, 영국 23개, 중국 22개로 영국이 2위다. 즉 올림픽에 관한 한 G-2는 미국, 영국이고 중국은 그 뒤를 바싹 좇고 있다.

리우올림픽이 종료될 때 순위는 다시 보아야겠지만 영국은 역시 老大國이다.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라 함은 British Empire가 한참 시기 영국에서 해가 지면 캐나다에 해가 중천이고, 캐나다에서 해가 지면 호주에서 중천, 호주에서 해가 기울면 인도에 해가 중천에 있어 대영제국은 세계 어딘가에서 해가 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쿠빌라이의 大元도, 건륭제의 大靑도 흉내도 낼 수 없었다. 더욱이 세계의 모든 시간과 공간은 그리니치천문대의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한다. 이것은 초강대국 미국이라 해도 (절대로) 바꿀 수 없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는 식민지가 아니라 영국의 연장이다. 과거 식민지였던 나라들 즉 싱가포르, 브루나이, 나이제리아 등은 장교들을 영국의 참모대학에 보낸다. 영국의 힘은 소프트 파워 상식(common sense)에 있다. 오늘날 세계의 공용어는 영어다. 중국인이 많다고 하나 인구학적으로 중국인은 세계의 1/5을 넘을 수 없다. 하물며 인도인이 중국인에 바짝 추격하고 있다. 과거 유럽의 라틴어 역할을 했던 한자는 동남아에서도 에스페란트어가 되고 있다. 고유문자가 매우 빈약한 일본에서나 한자가 상용되고 있을 뿐, 2천년 동안 한자문화권에서 압도적이던 한국의 젊은이들도 한자 독해에 부담을 느끼며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중국의 동맹국 북한에서는 김일성에 의해 한자가 사용되지 않고 한글이 전용된 지 오래다.

오늘날 세계에 통하는 것은 국제법이다. 세계의 영해는 12해리를 기준으로 한다. 이는 1702년 당시의 해양강국 네델란드가 주장한 3해리로부터 출발했다. 당시 대포의 착탄거리다. 이는 그로티우스가 제창한 것으로 이 때문에 그는 ‘국제법의 아버지’로 불린다. 요즘 국력의 지수는 GDP로 표시한다. 그러나 이는 수시로 변한다. 그러나 상식은 불변이다. 중국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도 시간과 공간은 영국의 그리니치천문대를 기준으로 해야 하듯이 세계의 공준(公準)을 무시하고서는 존립할 수 없다.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지가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은 푸틴에 버금가는 예우를 들이며 공을 들이고 있으나, 5년째 공사 재개를 희망해온 미트소네댐 건설과 관련하여 수지가 확답을 내놓치 않아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년 전 이 공사가 개시될 때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얀마를 거쳐 인도양으로 나가는 출구를 확보했다고 흥분했지만 사정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수지는 “이미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양국 모두에게 적절한 해법을 찾기를 원한다”고만 했을 뿐 중국이 원하는 즉각 공사 재개와 거리가 있는 답변을 리커창 총리에 주고 있다. 수지는 중국을 미국보다 먼저 방문해 중국의 체면을 살려줬지만, 그 이상 중국에 기우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수지는 국부 아웅산 장군의 딸이지만 오랜 군부독재에 시달려온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온 강인한 정치인이며, 캠브리지에서 공부하여 영국의 외교를 안다. 중국이 미국과 영국에 익숙한 아시아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을 쉽게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세계는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중국은 리우에서 아직 G-3다.

세계의 공준에 기반을 둔 탁월한 지도자들이 많다는 것을 중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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