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회의원 당선자님, ‘태양의 후예’ 특전사령관 절규를 기억하시오

[아시아엔=황성혁 황화상사 대표, 수필가, <넘지 못할 벽은 없다> 저자] 일본의 조선소 중 최고의 전통과 기량을 자랑하는 미쯔비시 중공업이 호화유람선 한 척을 지난 3월 어렵게 인도하였다. 호화선실 1643개를 갖고 승객 328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람선 두 척을 세계최대 호화유람선 회사인 카니발 사의 자회사인 아이다 크루즈 사와 계약한 것은 2011년이었다. 계약상 인도일은 2015년 3월과 2016년 3월이었고, 계약선가는 척당 6억5천만 달러 정도였다. 미쯔비시중공업이 미래의 먹거리로 야심차게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일반 상선 건조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상실해 가던 일본의 조선공업이 앞으로 살아나갈 길은 호화유람선 건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호화유람선 시장은 계속 팽창하고 있었다. 지금 같은 조선 해양 산업의 불황에도 유럽의 몇몇 전통적 유람선 건조 조선소들은 호화유람선 건조로 엄청난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미쯔비시에게 여객선 건조는 만만치 않았다. 약속된 납기가 1년 이상 늦어졌고 건조 결과 적자가 16억 달러 이상 발생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계약금액 6억5천만 달러에 비해 손실이 2배반이 넘은 것이다. 배 한 척 건조에 1조5천억원 이상의 적자라니.

미쯔비시는 2004년에도 카니발 사로부터 조금 작은 배를 수주하여 인도한 바 있었다. 그때도 선박건조 중 큰 화재가 발생하여 손해를 보았으나 그 경험을 살려 이번 건조는 별 어려움이 없이 진행되리라 낙관했다. 그러나 유람선 건조는 일반 상선 건조와 달랐다. 선박의 내부구조는 그 컨셉트가 상선과 근본적으로 달랐고 자재조달과 그 취급도 비교할 수없이 까다로웠다. 더욱이 설계와 건조를 진행하면서 선주와의 의견을 조율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호선은 1호선보다 상황이 나으리라 예상하고 있으나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일본 조선산업 전문가인 친구와 미쯔비시 건에 관한 통화를 하였다. “결국 인도 되었구만. 그렇게 적자를 보고도 또 그렇게 인도가 지연되었으면서도 조용히 마무리 지어서 내보냈으니 그것이 미쯔비시의 저력이라는 것인가?”

“어마어마한 출혈이었지. 그래도 크루즈 산업은 계속하겠데?”

“호기심에서 하는 질문인데, 이런 큰 문제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조선소 안에서 조용히 깨끗이 처리되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조선소 일인데 당연히 조선소 안에서 해결 되어야지. 미쯔비시 매출에 있어서 조선의 비중은 10%가 안 되거든. 원전이나 기관차등 기타 산업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조선의 손해가 충당된 거지. 물론 은행의 지원도 받았지.”

“최고경영자는 불문에 붙인다 하더라도 담당자는 책임 추궁을 받지 않았나? 혹시 해고당하지는 않았나. 그렇게 큰 손해를 발생시켰는데 말이야.”

“그 사람을 해고시키면 누가 그 자리에 오려고 하겠어? 더구나 그 친구는 그 사업을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또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었어. 결과적으로 손해를 발생시켰지만, 그 손해란 달리 생각하면 회사가 얻은 자산으로 고려 될 수도 있겠지. 아니 최고 경영자가 왜 구설에 올라?”

전화를 끊고 한참 생각하였다. 일본의 사회적 균형이 일본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그들의 건너편에 있는 우리 조선소 경영자들의 어려움을 생각하였다. 흑자를 낼 때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처럼 무시되다가, 약간의 적자만 나면 완전히 무능력자가 되고, 모든 사람들 손가락질의 목표가 되는 우리 경영진의 자리가 안쓰러워 보였다.

세계 조선해운시장은 현재 유례가 없을 정도로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이것은 예견되던 일이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사상 최고최장의 호황을 누린 뒤라 그 불황의 수렁도 깊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선소의 어려움은 자체의 경영능력 때문이라기보다 시장의 오르내림에 따른 여건의 변화로 보아야 한다. 호황에 따라오는 공급초과, 유가의 하락에 따른 선박수요의 감소, 중국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의 감소가 현재 조선소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해양구조물 계약이 적자의 원인으로 밝혀지자 해양구조물은 우리가 감당할 능력 바깥의 것이며, 그를 담당했던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하며, 빨리 손을 떼면 뗄수록 현명하다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모르는 사람들일수록 목소리는 더 크다. 해양구조물은 우리가 손을 놓아서는 안 되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이며, 지금의 적자는 우리의 능력부족이라기 보다 Market Claim 때문이라는 점을 이해하려는 사람이 없다. 지금은 시장이 파도의 가장 밑바닥에 있으며, 이때는 경영 성과를 따지기보다 우선 생존을 생각하여야 하며, 바닥을 확실히 다져 놓고, 시황이 파도의 꼭대기로 오를 때를 위하여 빈틈없이 준비해야 할 때인 것이다.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낸 분이 느닷없이 “초과공급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세계 3대조선사인 현대, 삼성, 대우를 2개 혹은 1개로 줄여야 한다”고 강연을 하였다. 이분이 어느 시대에 사시는 분인지 어리둥절하다. 군사정권시절의 산업일원화 시대에 사시는 것 같다. 조선소는 조선소대로의 특성이 있고 풀어야 할 과제가 있고 나름대로의 우월성도 갖고 있다. 발언하기 전 조선소의 대외신인도도 깊이 고려 되어야 했다. 지금 시장이 나쁘다고 해서 초과 공급산업이라고 규정지었다가 시장이 조금 좋아지면 그때 무엇이라고 할지 듣고 싶다.

70년대말 80년대 시장이 어려웠을 때,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조선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지정하고 산업의 축소를 시도하였다. 그때 조선산업의 선각자들이 그 정책 입안자들의 말대로 조선소들을 운영하였더라면 한국은 세계 조선산업의 정상에 오르는 영광도 누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관련산업의 번영은커녕 엄청난 투자손실로 주저 앉았을 것이다. 조선산업의 운명은 조선소들에게 맡겨 둬야 한다. 그들은 스스로 시장원리에 따라 정돈되고 조정될 기능과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지지 않는, 준비되지 않은 말을 함부로 내뱉는 사람들을 산업 질서 교란자로 벌을 줄 방법은 없을까?

황무지에서 시작된 조선산업을, 피를 말리는 시장에서의 사투를, 거기서 얻은 시련과 성취를, 짧은 영광의 시간과 긴 나락으로의 추락을, 정치하는 사람들은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조선산업을 마치 그들의 목적을 위해, 하늘이 거저 내린 떡 조각쯤으로 생각한다. 조선소가 호황일 때 모두 자기 탓으로 나서다가, 조선소가 어려우면 도움이 되기보다 호통부터 친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온갖 잡소리들로 정신을 집중시킬 수가 없다. 철딱서니 없는 일부 노조와 그들보다 조금도 나을 것 없는 정치인들이 이 소중한 조선산업을 흔들어 놓는다.

70년대말 조선산업에서 거센 노동쟁의가 시작되었을 때, 대통령을 꿈꾸며 나중에 대통령 꿈을 이룬 한 정치인은, 조선소 담벼락에 기자들을 모아 놓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 조선소 소유주의 주식을 뺏어 노동자들에게 나누어 주겠다.”

그런 정치인의 행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피와 땀을 말리고 있는 조선소 앞에서 정치인들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든가 고용환경 개선을 하겠다며 조선소의 경영개선 방침과 역행하는 철부지 약속을 반복했다. 대우조선지분을 거제시가 인수해 시민과 근로자가 조선소를 공동 경영한다는 헛소리도 있었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고 그들의 소중한 유권자들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헛된 공약을 남발하여 그렇지 않아도 들떠 있는 조선소 분위기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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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TV 연속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사령관은 정치인에게 이렇게 울부짖는다.

“어이 거기 정치인, 잘못 들었으면 잘 들어. 당신들에게 국가안보란 밀실에서 하는 정치고 카메라 앞에서 떠드는 외교인지는 몰라도 내 부하들에게는 청춘 다 바쳐 지키는 조국이고 목숨 다 바쳐 수행하는 임무이고 명령이야. 작전 간에 사망하거나 포로가 되었을 때 이름도 명예도 찾아 주지 않는 조국의 부름에 영광되게 응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이 곧 국가안보라는 믿음 때문이고….”

조선소의 경영자들이 밤잠 설치며 가정까지 내팽개치고 조선소를 지키기 위해 피땀을 흘리는 것은, 그것이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행위이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사명감 때문이며, 나아가 조국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들에게 칭찬은 해 주지 않아도 좋다. 정치가들은 그들이 잘 아는 일만 이야기 하고, 그들이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이 그들의 본분을 지키는 일이며 국가경제를 살리고 국가의 명예를 높이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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