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주한미군사령관 브룩스,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에 맞선 까닭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차기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인 브룩스 장군이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적지 않다는 것을 증언하였다. ‘주한미군이 낭비’라는 어이없는 트럼프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2013년 주한미군 유지비로 150억 달러, 45조원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우리 국방비는 40조 미만이다) 이 돈은 전력이 해체되지 않는 한 어디에 있든 그곳이 본토이든, 괌이든 관계없이 들어가는 돈이다. 한국에 주둔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돈은 그중 일부이며, 한국은 상당한 방위비 분담으로 이에 기여하고 있다.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면, 미군이 한국에 주둔함으로써 얻게 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평택에 조성되는 미군기지는 군무원과 가족을 합하여 15,000명이 들어오는 세계최대 미군기지가 될 것이다. 평택에는 해군 2함대 기지가 있다. 해미에도 20전투비행단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 기지는 21세기에 중국과 자웅을 결하게 될 미국의 전략적 요충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의회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정치학자들도 이를 거론하지 않는다. 제주도에 해군 전략기지를 건설할 때 “평화의 섬에 중국을 자극하는 군항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소동을 일으키고, 한반도 전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감시하고 있는 중국의 X 밴드 레이더에 대응할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 내에서 시끄러운 것을 미국 전략가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지중해를 통제하고 있는 지브롤터는 아직도 영국령이다. 1704년 스페인 계승전쟁에서 영국이 확보한 이래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유산을 상징한다. 스페인에서 탐내지만 영국은 민주적으로 주민의 의사를 묻자고 한다. 그런데 주민들 대부분은 영국민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절치부심하는 포클랜드도 마찬가지다. 영국이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하기도 하였지만, 주민투표를 하면 주민들 다수가 영국민으로 남기를 원하니 아르헨티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이렇듯 국토와 국민은 주권의 근거이다.
중국이 동북에서 우리의 민족시인 윤동주가 중국인이라고 선전한다고 보도됐다. 윤동주가 다민족국가인 중국의 소수민족 즉 조선족 출신이니 중국인이라는 것이다. 고구려의 역사를 침탈하려는 동북공정이 대표적이지만, 중국의 침략근성의 민낯을 이토록 생생하게 드러낼 수 없다. 그런 논리라면 대영제국이 인도를 통치할 때 활동한 타고르도 영국인인가? 이런 제국주의적 발상이 아니더라도, 사실(fact)부터 틀렸다. 윤동주는 일본인, 조선인, 몽골인, 만주족, 한족의 5족 협화를 내건 만주족의 간도 용정현에서 자랐고, 일본의 대학에서 공부했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우리의 국어로 쓴 시다. 당시 존재하지도 않은 중화인민공화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냉전시대에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동양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한국은 그러한 일본 방위에 중요하였다. 21세기에 미국이 중국과 자웅을 겨루는 데 한국이 결정적이며, 일본은 한반도를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논리로 바뀌어야 한다. 중국의 도전으로 날로 격랑이 높아가는 서태평양의 항행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 미국은 더욱 긴밀히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태국과 협조해야 한다. 한국도 ‘윤동주가 중국인이라는 중국의 허무맹랑한 문화침탈’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평택을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로 만들어야 한다.
브룩스 장군의 증언은 트럼트 등의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국민의 무지를 각성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