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체제 붕괴와 시진핑의 ‘개작두’ 그리고 한국의 ‘관피아’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1999년 대우그룹 붕괴에 따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자(子)회사로 떠안았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호(好) 실적 때문에 2000년 이후 배당수익만으로 2500억원을 챙겼다. 주인 없이 회사가 운영되다 보니 미래와 위기에 대한 대비가 취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2년간 6조원 이상 적자를 냈는데 사내유보금은 제로(0)였다. 정몽헌의 현대중공업과 이건희의 삼성중공업의 사내유보금이 각각 13조, 3조5천억원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판국에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김대중 정부 시절) 이후 60명을 고문, 자문역, 상담역 등의 이름을 붙여 비상근 임원으로 위촉하고 100억원이 넘는 급여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는 전직 관료와 국가정보원 간부, 예비역 장성, 대우조선의 퇴직 임원이 포함됐다. 대부분 자문 실적이 없는데도(건전하게 자문, 상담을 했더라면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를 수 없다!)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주고, 자녀 학자금 지원, 시내 중심가 사무실 제공, 연간 2000만원대의 법인카드까지 제공했다. 이들은 대부분 상당한 연금 생활자들이다.

재정은 양출계입(量出計入), 가계는 양입계출(量入計出)이 원칙이다. 기업도 가계와 같다. 그런데 이들 연금수혜자들은 대부분은 양출계입에 익숙한 자들이다.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공금(공적자금)은 결국 정부에서 나왔다. 국민에게서, 즉 너와 나에게서 나온 돈으로 대우를 살린 것이다. 여기에 웅크리고 부채 비율 4000%인 회사에서 각종 혜택을 받은 것은 대부분 관피아, 군피아였다. 남들이 다 하는 잔치에 나도 한몫 끼어야겠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이것은 갑남을녀들이나 할 일이다.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공복으로 살아온 사람이 끼어서는 안 된다. 하물며 평생을 “사관생도는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는 도덕률로 살아온 장군은 끼어서는 안 된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급하다. 야당도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자신들은 온갖 특혜를 다 누리고 심지어 자식에 자리를 세습하려는 귀족 노조를 쇄신하는 노동개혁이 가장 급하다. 그에 앞서 이런 돈 받고 하는 일 별로 없는, 찌꺼기를 긁어내는 것이 급하다. 그래야 정부가 노블레스 오블레주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공산체제가 멸망한 것이 다른 것이 아니다. 효율성, 경제성에 입각하지 않고 인민에 통제받지 않는 권력자들이 재원을 낭비하니 견뎌낼 수가 없다. 사실상 주인이 없는 국책은행, 이를 쥐고 흔드는 재무당국이 국민과 후세, 역사에 책임지지 않고, 각종 자산(이권)을 수하에 나누어주는 정권은 무책임하기가 공산당과 다를 것이 없다. 그동안 혜택을 받았던 자들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산, 병역, 논문 표절을 가려내듯이 샅샅이 가려내어 공개해야 한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 부패한 간부는 호랑이도, 사자도 잡아내려는 시진핑의 숙정에 브레이크를 걸려는 리커창에 경고를 준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하다.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에까지 올라가는 개작두가 과연 온전할까?

중국이 앞으로 두고 볼만하게 생겼다. 인간 세상에 부패는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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