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결과는 1987년 체제 붕괴···’한국의 페리클레스’ 나와야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4.13총선의 헌정사적 의의는 1987년 체제의 붕괴다. 초유의 정치현실에서 기존의 체제, 관행은 무너졌고 새 것이 나와야 한다.
또 정치적으로는 대권주자들의 전멸이다. 완패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당분간 대권 운운 하기는 어렵게 생겼다. 텃밭 호남에서 국민의당에게 전멸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 직전 약속한대로 대선에 불출마할지 두고 볼 일이다.
안철수 대표는 섣부른 대권이 아니라 국회에서 새정치를 심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초선 노무현, 문재인이 겪은 오류, 자신도 ‘초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잊어버리지 말고 차근히 영글어가야 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두고 보자.
이제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제왕이 되는 것은 한국 정치의 속성이다. 정치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권위에 복속함은 기성세대의 특질이다. 기업 총수의 갑질은 대통령 못지않다.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의 하교를 받아쓰는데 급급하는 처연한 모습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절대적 임면권(任免權)을 가진 대통령의 조용한 레이저 눈길에도 움츠려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은 국민에게 더 귀를 기울이고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공천권을 행사하는 보스에 습복(?伏)하는 행태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인가를 뼈저리게 보았다. 유승민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김무성이 외쳤듯, ‘공천권은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는 한발 한발 정치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한국의 페리클레스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