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경식당 종업원 집단망명 북체제 ‘종막의 시작’인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북한에서 고위층 자제로 ‘꿈의 직장’에서 외화벌이에 나섰던 사람들이 귀순했다. 이것은 민초(民草)의 귀순이 아니다. 사실상 고위층의 집단 망명이다. 평양의 부친들은 숙청에 전율할 것이고 여기에는 이들을 잡아내는 자들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평양은 얼어붙을 것이다. 쿠데타는 거창한 대의를 내걸어도 진실은 대부분 막판에 몰린 자들이 ‘제 살기 위해’ 벌이는 것이다. 잘못되면 삼족이 멸할 수도 있는 역모는 쉽게 생각할 수 없다.

오늘의 이 사태를 후일 역사는 김일성 왕조의 종막의 시작(the beginning of the end)이었다고 기록할 것이다. 김정은은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독재자가 아니다. 그는 연산군과 같은 폭군이다. 장성택을 육시(戮屍)한 것은 ‘금삼(錦衫)의 피’의 원한으로 할머니를 내동이친 것과 같다. 주변의 내시들도 전전긍긍한다. 김원홍, 황병서, 최룡해도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른다.

이번 집단 귀순은 중국에서 묵인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조여 오는 대북제재를 참을 수 없는 김정은은 중국에 대해 용서할 수 없는 저주를 퍼붓는다. 부패척결을 내세우고 정치국 상무위원도 묵과하지 않겠다고 일을 벌이는 중에 최측근 다수가 외환 도피처에 거액을 감추고 있는 것이 폭로되어 중국의 민심은 흉흉하다. 시진핑은 어딘가 주의를 돌려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ICBM의 사출시험 진행을 놔두고 볼 수도 없다. 이제 미국과 중국은 정은을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압박을 이끌어낸 것은 단연 박근혜 대통령의 강공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개성공단 가동 중단, 북한 정권교체를 추구하겠다는 2.16 선언이 유래 없는 강력한 국제공조에 의한 대북제재를 이끌었다. 북한의 선전기관과 군부는 대남 저주와 위협의 경쟁을 한다. 북의 행태는 그만큼 김정은이 막바지에 몰려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국의 종북좌파는 “대북제재는 북한에게는 효과가 제한 될 수밖에 없다”고 애써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기름이 나지 않기는 북한이나 남한이나 마찬가지다.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것은 초근목피만이 아니다. 중국을 거쳐 들어온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DVD에 맛들인 고위층 자제들은 아편과 같이 돈 맛을 끊을 수 없다.

1990년대 초 공산권 붕괴에 따라 한참 논의되었던 북한급변사태가 이제 눈앞에 왔다. 어느 조직이든, 체제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가는 지도자에 좌우된다. 김일성이 살아 있던 그때와 지금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때는 어떻게든 ‘고난의 행군’을 해냈지만 지금은 모두가 김정은에게서 도망치는 때이다.

김정은은 수년(또는 수개월)내 심근경색으로 급사하든가 연산군이 반정으로 축출되듯이 처리될 수 있다. 북한이 요동칠 때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섣부른 개입은 미국의 진입을 가져오고, 거덜난 북한을 떠맡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한국이 주도하여, 미국, 중국과 함께 그 사태를 봉합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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