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김종인·강봉균의 ‘아슬아슬 발언’과 알리안츠의 중국 철수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김종인과 강봉균이 아슬아슬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종인이 강봉균을 가리켜 “지금 와서 보니까 머리가 아주 몽롱해졌다”고 하자, 강봉균은 “세계 모든 나라가 실패한 정책을 왜 한국이 하려하느냐고 얘기하는 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애기”라고 반박한다.

한 사람은 교수로, 또 한 사람은 관료로 두 사람의 출발은 다르나 어떻든 한국경제를 끌어온 대표적 관료다. 관료는 확실한 철학과 전략을 가진 대통령을 만나면 성공한다. 관료는 좋든 싫든 정권의 필요에도 복무해야 한다. 박정희 밑에서 경제성장을 이끈 김학열, 남덕우는 행운이었다. 전두환에게서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는 전폭적 신임을 받았던 김재익, 1980년대 호황 시절의 사공일은 운이 좋았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던 김영삼 밑에서 외환위기를 초래한 책임은 강경식에 돌아갔다. 반대로 김대중 정부에서 외환위기 극복의 뒷수습을 한 이헌재, 강봉균은 행운이었다.

김종인과 강봉균이 멱살잡이를 하는 모양은 등등하던 경제관료의 자기 모멸이다. 우리 경제는 또 한번의 약진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제4산업혁명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강력한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걱정만 하지 전략적 접근에 서툴다. 무엇보다도 경제 활성화 관련법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박근혜 대표 주도로 발의한 국회선진화법이다. 새누리당은 이를 개정하기 위해서라도 20대 국회에서 180석을 목표로 한다고 호언하더니 이제는 과반이라도 넘기게 해달라고 진정성은 털끝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읍소를 하고 있다. 이제 기대할 것은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진출하여 새누리당에 협조하는 것 밖에 없다.

한국경제의 침체는 중국경제의 침체, 미국의 금리인상 등 우리 힘만으로 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러나 과도한 복지공약 남발로 비교적 건전했던 재정이 악화되어 온 것을 우선 바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복지에 대한 기본, 즉 시민적 삶의 국민최저수준(National Minimum) 즉 성별과 계급을 떠나 모든 이들에게 다 같이 적용되는 기준에 따라 어린이가 충분한 교육을 받게 하고, 신체장애가 없는 건장한 이들에겐 생활임금을, 아픈 이에게는 치료를, 그리고 일할 수 없거나 나이 든 이들에게는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적정한 생활이 되는 보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복지국가 설계의 출발이고 기본이다.

“수렁같은 한국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1조원 넘게 투자한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중국 기업에 35억원에 팔고 떠나면서 남긴 비명이다. 이는 차라리 한국 사회에 대한 저주다. 알리안츠 실패의 1차 책임은 경영진의 무능에 있지만 노조는 경영진에 불가항력이었다. 2008년 노조는 234일 장기파업을 벌였다. 인건비 비중은 전체 운영 비용의 60%에 이르렀는데 임금은 다른 보험사와 비교하여 2배 이상 업계 최고수준이었다. 연 7800만원으로 조선업계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성과급 250% 지급을 요구한다. 회사는 9분기 연속 적자로 누적적자가 5조원이 넘었다.

첨단 제조업, 고급 서비스업을 집중 육성하며 부실부문을 과감히 털어내는 과감한 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미래세대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대안은 이밖에 없는데 민주화 이래 이렇게 어긋난 노조를 어떻게 순화할 것인가? 대처와 같은 정치력밖에 해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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