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긴장완화 해법①] 남북한·미·일·대만 등 주변국 정치일정 어떤 영향?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김정은 최측근 가운데 한명인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중과 시진핑 면담 등 한반도 정세는 6월 들어서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아시아엔>은 한반도 문제에 깊이 있는 연구와 실천활동을 해온 이부영 2015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조직위원장(전 국회의원)이 최근 제주국제포럼에서 발표한 ‘동아시아평화의 조건-북핵과 한반도 평화모색’ 원문을 3차례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아시아엔=이부영 전 국회의원, 2015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 조직위원장] 먼저 한반도와 북핵 현황을 살펴보자. 분단과 전쟁, 단속적 화해와 대결로 점철된 한반도 상황은 2016년 해방 71년을 맞으면서 최악의 국면에 들어서 있다. 한반도 위기의 심화는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가시화되는 속도에 비례해왔다. 지난 2008년 6자회담이 중단되고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에 대해 ‘무시전략’을 써왔다. 핵실험 하고 미사일 발사한다고 해서 미국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했다. 그러나 무관심을 보여주고 제재를 가했지만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능력을 고도화시켜왔다. 이제 무관심과 제재만으로 북핵능력의 고도화를 억제할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

<사진=AP/뉴시스>

특히 최근의 4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그리고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실험은 북한의 핵전력 자산이 위험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유엔안보리의 최고 수준의 강력한 제재안이 이행되고 있고 한미 군이 역대 최대규모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케리 국무장관과 대니얼 러셀 동아태국무차관의 평화협정에 관한 협상의사 표명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동시협상 제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 대만, 남북한, 일본, 미국의 최근 및 올해 안에 벌어지는 정치일정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먼저 대만을 보자. 대만은 올해 초 총통선거에서 승리한 민진당의 차이잉원 당선자가 5월20일 취임했다. 이미 예상했던 대로 차이잉원 총통은 거리낌 없이 친미-친일노선을 천명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과 대만 사이에 1992년 합의된 ‘92공식’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즉 ‘하나의 중국’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남동중국해 문제에서 대만의 태도가 결정적일 것이므로 대만을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4월 13일 국회의원 총선이 실시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가져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분열했지만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제2당, 제1야당인 더민주당이 123석으로 제1당에 올랐다.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어 캐스팅보트를 장악하게 됐다. 유권자들은 여야 어느 정당에게도 압도적 다수당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타협이 불가피한 3당 병립체제를 택했다. 제1당인 더민주당과 제3당인 국민의당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에 비판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북제재를 더욱 강경하게 밀고나갈 것임을 표명했다.

6월 20대 국회 원구성이 끝나고 여당이 소수인 국회에서 두 야당이 북한의 핵활동 동결을 전제로 6자회담 재개, 남북대화 개시,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인 새누리당은 크게 반발할 것이 예상되지만 별다른 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미국과 일본도 한국 총선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국내정치에서는 개혁노선을 걷겠지만 남북관계와 외교안보에서는 보수노선을 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의 태도가 주목된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전도사를 자임해온 박지원-정동영 의원을 비롯한 호남출신 의원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상임대표의 외교안보 우경화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5월 6일부터 사흘 동안 평양에서 북한의 제7차 노동당대회가 김정은의 지도체제를 확정하는 추대대회 형식으로 열렸다. 해외우방국이나 단체대표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국내대회로 열렸다.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아 당대회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상당히 가라앉혔다.

북한은 당대회에서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 선제사용을 하지 않을 것과 비확산의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에 더하여 세계의 ‘비핵화’ 실현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북한 대화와 협상이 중요하다면서 남북군사당국간의 회담을 제안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을 한편으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을 다른 한편으로 진행되어 오던 북핵문제는 올해 초 4차핵실험이 강행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것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까지 최고수준의 유엔안보리 제제에 참여하여 북한에 대한 봉쇄에 참여했다. 물론 중국은 제재에 참여하면서도 북한과 미국의 중재에 노력을 기우렸다.

이와 같은 봉쇄와 제재를 감수하면서 4차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SLBM(잠수함탄도미사일) 실험까지 강행하는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 북한의 지도체제를 세우고 미국의 대통령선거에 북핵문제로 충격을 가해서 북한의 의도하는 성과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전략적 방치’를 내세워 북한 핵무력의 고도화를 방치한 오바마 행정부를 미국 대선의 심판대에 내세워 미국의 대북정책의 전환을 압박하자는 것이다. 북한이 의도하는 바가 부분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 정보국장의 방한이 있었다. 과연 북한은 당대회 이후 핵동결로부터 시작하여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연계한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할 것인지, 미국은 북한의 체제 존속을 받아들이고 협상에 나설 것인지, 한국정부는 이런 프로세스가 시작될 경우 보수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협상을 받아들일 것인지 주목된다.

일본은 7월 10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은 헌법9조의 개헌을 성사시킬 정도의 압도적 다수의석을 기대하고 있으나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민진당 등 야당후보 연대의 성사여부와 안보법제 쟁점의 재점화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4월 하순 있었던 홋카이도 중의원보궐선거에서 야권후보 단일화가 있었지만 자민당이 가까스로 승리함으로써 아베는 참의원선거 전초전에서 이겼다.

그러나 야권이 경제 침체와 안보법제에 대한 반대여론을 선거쟁점으로 내세워 선거연대를 통해 압박할 경우 개헌선 저지를 달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당초 중?참의원 동시선거로 이를 돌파할 것을 고려했지만 구마모토 지진사태와 경제침체 속에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정권이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선을 확보하지 못해도 그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할 경우 안보 문제에 강경 드라이브를 걸 것이 예상된다.

끝으로 미국의 경우 연말에 끝나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공화 양당 경선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귀추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트럼프에 대해 공화당 지도부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중적 지지도가 높아 후보로 낙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유권자들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배타적 고립주의 증상은 차기 행정부에 어떤 형태로든지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기간 동안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전략적 방치 정책’을 계속해 북핵의 고도화가 진전되었고 그 정책은 일본의 재무장, 보통국가화와 한미일 군사동맹의 강화에 활용되어 왔다. 미국의 새 행정부 등장 이후에도 같은 정책이 지속될 것인지 주목해야 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남북한, 일본 등의 정치권력 동향은 북핵과 관련한 6자회담 재개, 미중 관계의 재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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