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방관···”NPT 탈퇴 등 ‘핵무장 선택권’ 고려할 때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이상우 신아시아연구소장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선언은 (핵개발을 한) 북한으로 인해 이미 폐기된 상태”라며 “NPT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못 하게 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 스스로 비핵화 선언을 통해 묶어 놓은 것으로 우리도 이제는 핵무기를 만들 잠재력을 갖는 핵무장 선택권(nuclear option)전략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연하자면, “현 국제정치 구조상 NPT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해야 하고 미국을 설득해 우리도 일본처럼 언제든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는 상태까지는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우 박사의 단언은 이 문제에 관하여 정치인, 관료, 학자, 언론인들이 더 이상의 고민과 논란이 필요 없을 정도의 결정판이다.
이상우 박사는 국제정치학회의 최고 원로로서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국내외 학자, 관료, 정치인과 수많은 논의를 해온 분이다. 여기에 관련된 국제법적 구조, 국제정치 현실을 그만큼 꿰뚫고 있는 분은 단언컨대, 한국에서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해외의 어느 학자, 정치인과도 끝장 토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주시하고 있는 해외,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상우 박사의 공언을 경천동지할 정도로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NPT도 중대한 안보 위협 땐 탈퇴 가능한 것으로, 대북카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탈퇴 논리와 명분, 이후 실행할 세밀한 시나리오 등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NPT 탈퇴는 아니더라도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이미 폐기되었음”을 공언한 이상우 박사의 발언은 학자 개인을 넘어 법원의 판례와 같이, 영국 의회에서 헌법학자의 해석이 성문법의 무게를 갖는 것으로 간주되는 무게와 영향력을 갖는 것, 즉 한국의 국론, 정책으로 외국에서는 받아들일 것이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항우무검 의재유방(項羽舞劍 意在劉邦)이라고 하여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드러냈다고 한다. 중국의 진의는 사드 배치가 아니라 그동안 중국에 기울어지고 있다고 쾌재를 부르던 한국이 미국에 다시 연결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업자득이다. 시진핑 주석이 밤 12시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려한 무례는 용서할 수 없다. 설사 주석이 그렇게 지시했더라도 외교부나 판공실에서는 “그것은 불가하다”고 직언했어야 한다.
이 해괴무비(駭怪無比)한 사건은 시진핑이 장쩌민 후진타오와 같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집단지도체제가 아니라 모택동 등소평과 같은 절대 강자로 등장하고 있는 것을 시사한 것이 아닐까 싶다. 대륙의 운세는 갈수록 가관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우리 기업에 대한 보복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보다 중국의 우려는 훨씬 클 것이다. 제2차 보이콧(Secondary boycott)을 포함한 미국 의회의 초강경 대북제재 결의는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기 전 일본에 대한 ‘ABCD 석유봉쇄’를 연상케 한다. 1895년 영국에 이어 ‘Second to none’의 절대 강자로 등장한 이후 독일, 일본, 소련 등 2인자를 다루는 미국의 전략은 집요하였다. 이제 중국 차례다. 서투르게 칼춤을 추다가는 호되게 당한다. 이것이 국제정치다.
우리의 핵 옵션도 이 범위 내에서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