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석의 IS가담 김군추적 현지르포③] IS로 넘어갔다던 김군, 국내 거주하고있다?
[아시아엔=이신석 <아시아엔> ‘분쟁지역’ 전문기자] 지난해 말 IS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김군’이 실종된 지 만 1년이 지나고 있다. 한국 정보당국은 올 초 “IS에 들어간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결론내린 상태다.
실종 그후 1년, 김군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필자가 가장 무게를 두는 것은 다음 세가지 경우다.
첫째, 외교부 등 관계당국의 노력으로 시리아에서 터키로 인계된 후 현재 한국으로 되돌아 왔을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독자들은 ‘허무맹랑한 추측성 기사’라고 질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와 근거는 다음과 같다. 터키 정보당국은 김군 실종 당시나 지금이나 IS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 주재 터키 총영사를 포함한 49명을 안전하게 석방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또 IS가 인질협상 때 400만 유로 즉 우리 돈으로 50억원에 인질을 풀어 주었고 이탈리아 및 스페인 정부가 그 흥정에 응해 돈을 지불하여 자국민을 구출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시리아 인근에 있는 터키의 가지안텝에서 입수한 정보들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IS에 상당부분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12월2일 일부 외신은 “러시아 정보당국은 IS와 터키 간의 원유 밀거래를 했다는 정보를 대량 입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필자는 터키~시리아 국경지대에서 국경을 넘기 위해 수km에 걸쳐 대기하던 화물차와 유조차들을 대거 목격했다. IS와 터키간의 경제교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 동영상은 지난 4월말 이신석 아시아엔 분쟁지역 전문기자가 시리아-터키 국경지대를 촬영한 것이다. 좌우측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트럭 행렬은 시리아에 생필품 등 물자공급을 위한 것으로, 이 트럭들은 국경지대를 건너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국경 우측에 보이는 건물은 시리아난민수용소다. 국경에 가까워질 즈음, 이신석 기자가 검문을 피하기 위해 카메라를 숨기며 촬영이 중단됐다.
더욱이 터키정부는 IS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쿠르드인민수비대의 배후에 위치한 PKK 점령지역을 무차별 폭격했다. 이는 쿠르드족을 무력화시켜 결과적으로 IS를 돕는 결과를 낳았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가 보자. 6.25전쟁 참전국으로 한국을 형제국으로 부르는 터키정부가 한국 청년(김군)을 IS로부터 구출하는데 왜 협조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다. 필자 생각으로는 한국정부가 강력히 요청했다면 터키정부는 IS에 대해 충분히 압력을 행사해 김군을 구출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한국정부의 김군 구출 의지를 의심하고 싶지 않다. 한국정부는 터키정부에 김군 구출을 요청했고, 이에 터키는 IS에 대해 김군 석방을 압박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필자는 김군이 한국에 귀국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왜 김군 귀국 사실을 밝히지 않느냐는 궁금증이 남는다. 그것은 석방금액과 석방경로 등 IS-터키정부, 터키-한국 정부간 비밀 약속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둘째, 필자의 기대 섞인 예상과 달리 현재까지 김군이 IS와 함께 활동하거나 잡혀있을 가능성도 많다. 그럴 경우는 다시 두가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한국 당국의 석방 노력이 형식에 그쳤거나, 한국-터키 외교관계가 그다지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터키 정보당국은 IS로부터 김군을 구출해 올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경제, 군사 및 정보 등을 통해 IS와 깊숙히 교류하고 있다는 것은 현지에 가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최근 IS 외국인캠프 폭격으로 김군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무책임한 추측성 첩보’에 의한 것이라는 게 필자 생각이다. 그 이유는 이미 앞에서 자세히 설명한 그대로다.
그래서 필자는 터키 정보당국의 도움과 대한민국 외교당국의 노력으로 김군은 생존하여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