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AIIB 가입 둘러싸고 다급해진 중국, 오만한 미국···한국의 선택은?

나폴레옹은 “중국은 잠자는 사자다. 중국이 깨어나면 세계가 요동친다”고 하였다. 그 말은 옳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이 세계에 등장하기 전의 세계관이었다. 페르샤, 로마도 세계제국이었다. 대영영국은 세계의 6분의 1을 지배하였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아직 멀었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안달하는 모양새다. 조리 외교부장이 공개리에 한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외교에서는 완승을 기하려 하지 말고 50대50을 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상대가 있는 외교에서 나의 완승은 상대의 완패, 즉 굴복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 중진들이 시진핑 주석에게 “이 문제는 한국이 알아서 길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쳐놨는데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중국은 세계가 보는 앞에서 공개리에 망신을 당하는 꼴이 된다. 그러기에 모든 일에 경박과 오만은 금물이다. 이번 일로 중국은 역시 ‘전통대국’이 아니라 ‘신흥강국’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제는 한국이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배려를 해야 될 차례가 됐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는 것이다. 영국, 호주에 이어 독일도 참여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는가? 중국이 전횡하지 않도록 하는 의사결정구조의 조정은 이들 나라들이 힘을 합해야 한다. 샹리라 안보대화에서 싱가포르의 이광요, 이선룡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당당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한국의 역량이 그보다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교묘한 줄다리기를 해낼 수 있는 외교력이 문제다. 그와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도 물론 참여해야 한다. 여기서는 일본이 미국을 도운다고 활개를 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IB이란 무엇인가? 전기, 도로, 컴퓨터 아닌가? 한국이 중국보다 훨씬 앞서있는 분야다. 나중에 북한의 인프라 건설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조직이다. 한국은 적극 참여하고 중국의 돈을 이용해야 한다. 미얀마,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생래적으로 중국에 경계를 하고 있는 나라다. 한국은 이 틈새를 파고 들 수 있다.

한미동맹은 중요하나, 한국의 방위정책이 록히드 마틴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사드의 배치도 미국이 자비로 1개 포대를 배치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이것이 다음 2개 포대는 한국이 구매하라는 것이 되는 것은 별개 문제다. 한미연합사에 근무했던 미군 중장·대장도 예편 후에는 평범한 실업인으로 변신하여 간혹 실망을 안겨준다. 사드 문제는 중국이 좋아 하든, 싫어 하든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문제요 군사적 문제다. 방공무기체계로서 효율성과 경제성의 문제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무상 급식문제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였다. 과연 모래시계 검사답다. 정치인은 마땅히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한다. 윗분이 한번 이야기한 것이니 누구도 용훼 못하는 작태는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나폴레옹은 “중국은 잠자는 사자다. 중국이 깨어나면 세계가 요동친다”고 하였다. 그 말은 옳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이 세계에 등장하기 전의 세계관이었다. 페르샤, 로마도 세계제국이었다. 대영영국은 세계의 6분의 1을 지배하였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아직 멀었다.

중국의 관료들이 啓明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우리 외교국방 당국은 고도의 철학과 지혜가 필요하다. 자존심 강한 국민과 나름의 국력을 배경으로 한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외교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물론 모든 것은 대통령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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