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한-일 충성경쟁 시켜 사드 팔려는 미국

사드 배치와 운영을 둘러싸고 비용분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모호성이 아니라 분명히 대처하여야 한다. 사드의 배치와 운영에 드는 비용은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제2, 제3의 사드 포대를 한국이 구입하는 천문학적 부담은 생각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의 충성경쟁을 조장하고 있는 미국에 농락당하지 말아야 한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충성경쟁을 시켜놓고 느긋이 즐기고 있다. 아베가 미 상하원합동연설에서 연설할 것이라는 말이 오가고 있다. 실제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최근 한일경색국면에서 한국의 KO패다. 그러나 여기에 조급해할 것은 없다. 한미관계는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중국의 세계전략으로서 ‘목걸이전략’이 화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것은 중국의 희망일 뿐이다. 실현은 다른 문제다. 몇 가지 물이 새는 데를 살펴보자. 파키스탄은 중국이 인도양으로 나가는 길목이다. 그런데 파키스탄은 인도와 국경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때 레이건은 파키스탄의 군부정권과 연계를 맺고 아프간을 침공한 소련군에 대항하는 탈레반에 스팅거 대공화기를 제공토록 하여 소련군에 치명상을 입혔다. 소련군은 철수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것이 소련 패망의 직접적인 요인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미국과 파키스탄의 유대는 그 이상으로 강고하다. 1960년대 파키스탄은 SEATO의 일원이었다. 파키스탄이 중국의 길목이 되어주리라고 믿는 것은 한참 잘못 생각한 것이다. 파키스탄의 속셈은 중국의 경제력을 이용할 수 있는 대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버마가 중국 영토를 폭격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버마 북부에는 명나라가 망하고 청이 들어설 때 이주해온 중국인들이 있는데 이들이 소란을 피우는 것을 제압하려고 버마 공군이 폭격을 한 것인데 그만 국경을 넘어 중국을 폭격하게 된 것이다. 양국이 급히 얼버무리고 있으나 언제고 다시 터질 수 있는 화약고다. 마치 베트남이 통일된 다음 베트남 내의 중국인이 소란을 피우자 중국군이 개입하였다가 베트남군에 혼이 나 쫓겨난 것과 같다. 신강 위구르에서는 회교도에 의한 테러를 진압하기 위해 사실상 계엄령이 지속되고 있다.

오바마는 성실한 사람이지만 국제정치에 조예는 과히 깊은 것 같지 않다. 마치 카터가 도덕외교를 추진하다가 번번이 실기하고 동맹과 트러블을 빚은 것을 떠올린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관계가 마치 40년 전 박정희와 카터의 관계같이 소원한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와 원칙’은 국내정치와 대북전략에서는 통하지만, 고도로 복잡한 국제세력정치에 기민하게 대처하는데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이홍구 전 총리 등 원로들이 이 부분을 메워 주었으면 한다. 일본에서는 아베로서는 도저히 안 되는 것을 후쿠다 등의 원로들이 아베-박근혜의 불편한 조합을 대신하여 나서주기 바란다.

미국 정보당국과 국무성이 독도 표기를 둘러싸고 야릇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신경을 자극하는 고도로 계산된 외교적 기동이 분명하다. 중국과 한국에 의해 밀리고 있는 일본은 미국에 갖은 추파를 던지고 있다. 자위대의 중앙지휘소에 미군이 같이 근무한다는 것은 한미연합사체제를 구현하는 것으로 연래의 일본의 대망이었다.

사드 배치와 운영을 둘러싸고 비용분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모호성이 아니라 분명히 대처하여야 한다. 사드의 배치와 운영에 드는 비용은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제2, 제3의 사드 포대를 한국이 구입하는 천문학적 부담은 생각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의 충성경쟁을 조장하고 있는 미국에 농락당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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