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비자금사건, ‘부패와의 전쟁’ 베트남서 미묘한 파장
베트남 정부, 문제 도로공사 수주 점검···작년 일본업체 리베이트?사건 여파 현지 한국기업도 주시
[아시아엔=편집국] 베트남 정부와 산업계가 한국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 수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베트남에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중 일부를 현지 발주처에 뒷돈으로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교통부는 한국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포스코건설의 공사 수주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한국측 요청이 있으면 그 결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공사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북부 라오까이를 잇는 총 길이 244㎞의 고속도로 건설로 베트남 정부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메콩강 유역 개발을 위해 추진 중인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공사비가 12억4900만 달러 투입됐으며 경남기업과 두산중공업도 참여했다.
포스코건설은 2009∼2012년 이 공사를 하면서 하도급업체에 지급할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 검찰은 포스코건설 전임 베트남법인장을 구속하고 최아무개 전무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일본의 개발도상국 공적원조개발(ODA) 사업과 관련한 리베이트 수수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포스코건설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철도청 간부들이 일본 컨설팅업체인 일본교통기술(JTC)의 ODA 사업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파면, 구속 등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베트남 교통부는 “모든 투자사업은 관련법에 따라 이뤄졌고 사업 초기 감사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이번 사건은 베트남 정부와 관련 없는 포스코건설의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응웬 홍 쯔엉 교통부 차관은 “베트남이 모든 분야에서 부패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건설과 관련된 뉴스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한국기업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지난해 JTC의 리베이트 사건 여파로 베트남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관건은 포스코건설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면 어디에 썼는지 여부”라고 말했다.